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제공한 자료를 인용해 “2021년 KT 무선국 변경검사 결과, 성능 불량률이 11.43%로 검사 제도를 완화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 불합격”이라고 지적했다. 무선국은 전파를 사용하는 무선설비 등을 말하는 것으로, 전파 혼간섭 등을 방지한다. 통상 기지국이라고 불리는 설비다.
그런데 KT는 작년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통신3사 CEO 간담회’에서 무선국 변경검사 개선 등을 건의했다. 그 해말 과기정통부는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해 표본검사로 제도를 변경했다. 공교롭게도 이렇게 검사방식을 바꾸자 KT 불량률이 달라졌다.
과기부는 검사 제도 변경 후 KT 불합격률은 0.53%(2023년 1~8월 기준)로, 통신 3사 평균 0.62%보다 낫다고 밝혔다. KT도 작년 7월 이후 전사적으로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이후부터는 월 평균 0.4% 이하로 관리 중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KT 무선국 불량률을 지적한 정 의원은 KT 통신장애 손해배상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통신 3사 통신장애 배상 실적’ 자료를 통해 KT가 통신 장애에 대한 손해배상을 적정하게 진행했는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2021년 10월 25일 전국적으로 89분간 통신장애를 일으켰다. 유·무선 통신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증권사 접속 불능, 병원 진료비 수납 불능, 식당 포스 사용 불가, 대학 휴강 속출 등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국 성능은 통신 서비스 품질과 직결된다”며 “불량률이 높다는 것은 통신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 발생한 통신장애로 KT는 최소 73억원, 최대 400억원을 배상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KT의 높은 불량률은 안그래도 자금압박 부담을 느끼고 있는 김영섭 대표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른다. 3분기 KT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9일 리포트에서 KT 3분기 영엽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310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단협 관련 인건비(1300억원), B2B 관련 서비스 구입비(600억원) 반영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런 일회성 지출이 없다면 전년비 10% 성장 수준이라고 한화투자증권은 분석했다.
다만 일회성이긴 해도 당장 영업이익이 이렇게 줄면 가까스로 흑자로 돌아선 잉여현금흐름(FCF)이 다시 적자전환할 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T FCF는 운전자본투자(매출채권-매입채권), 설비투자(CAPEX) 확대로 적자를 기록하다 최근 흑자로 돌아섰다. 연결기준 작년 4분기 –4405억원, 올해 1분기 –1263억원, 올 2분기 1조1131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재무활동현금흐름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가운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제고돼서다. FCF는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에서 CAPEX, 배당금 지급액 등을 뺀 값이다.
KT는 최근 배당정책도 바꿨는데, 이것 역시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2025년까지 최소 배당금 1960원 보장, 내년 1분기부터 분기 배당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했다. 환원재원은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수익 50% 활용, 환원방법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제시했다.
특히 환원 재원이 부족하더라도 주당배당금 1960원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은 재무활동현금흐름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소다.
김형일 기자 ktripod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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