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러 곳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자영업자 차주 중에서 71%를 차지하는 등 자영업자 대출 부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의 금융 지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 지원을 늘리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올해 연체율 상승 속도도 작년보다 눈에 띄게 빨라졌다. 지난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로 전분기 대비 35bp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6bp, 4분기 12bp와 비교해도 연체율 상승폭이 크다.
연체율 1.00%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0.76%보다 높은 수준이며 2015년 1분기 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자영업자 연체율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1분기 6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3.7%나 늘었다.
저소득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1.2%에서 지난 1분기 1.6%로 40bp 상승하면서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0.9%로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으며 중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8%로 전분기 대비 50bp 상승해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대출은 더 늘어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119조9000억원에서 지난 1분기 123조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는 9조7000억원 증가해 723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중소득 자영업자는 1조2000억원 증가해 187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저소득과 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다.
비은행권에서는 저축은행이 5.17%로 가장 높았으며 전분기 대비 186bp 상승했다. 상호금융은 2.22%로 뒤를 이었으며 83bp 상승했다. 카드사 등 여전사는 60bp 상승한 1.66%를 기록했으며 보험은 36bp 상승한 0.69%를 기록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으며 보험은 2019년 3분기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다.
소득별로는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은행권에서 밀려나 더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2금융권에 매달리는 영세 자영업자가 많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은행에서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7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7% 증가했지만 저축은행은 20.8% 증가한 2조9000억원을, 상호금융은 23.7% 증가한 3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의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도 3조8000억원으로 11.8% 불었다.
자영업자 가운데 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점도 자영업자 대출 부실을 경고하는 위험 신호다. 지난 1분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6%에서 71.3%로 확대됐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대출금리가 25bp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과 74만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양경숙 의원은 “올해 9월말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의 종료로 자영업자들의 원금상환이 시작되면 대규모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고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며 “정부와 금융권은 만기 연장 등 금융 지원을 늘려 선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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