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과 같은 디지털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금 이탈 시 대응 능력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2021년 토스뱅크 출범 영향이 줄어들면서 자산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으나 여전히 4대 시중은행(4.6%) 보다 높은 수준이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제고와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국공채등 유가증권을 중심으로 자산이 빠르게 늘었고, 하반기부터는 대출이 총자산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0억원에 그쳤다. 총자산순이익률은 0.51%로 여타 시중은행(0.74%)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영업 초기 IT기술 투자 비용, 대손비용 및 유가증권 관련 손실, 다변화되지 않은 수익기반 등의 영향이다.
인터넷은행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0.85%로 2022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접근성 개선 및 포용금융 확대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으나 대출 건전성에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인터넷은행의 변동금리(혼합형 포함, 가계 신용대출 기준) 대출 비중은 96.1%로 4대 시중은행(80.2%)보다 높고 최근 중저신용 및 저소득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 하반기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터넷은행의 손실흡수 및 유동성 대응능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인터넷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3.7%로 4대 시중은행(17.9%) 및 최저 규제(10.5%) 수준을 큰폭으로 웃돌았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및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도 각각 563.7% 및 186.5%로 규제 기준(92.5%) 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국내 인터넷은행의 경우 SVB와 같은 대규모 예금 이탈 가능성이 크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양호한 대응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은행은 모든 예금이 비대면 예금이고 수시입출식예금 비중(총예금의 69.1%)과 바젤Ⅲ 기준 불안정 예금 비중(70.4%)이 4대 시중은행(각각 42.7% 및 29.8%)에 비해 높다.
다만 대부분의 예금이 소액·소매 예금으로, 총예금의 77.7%가 예금보험 대상이다. 한은은 “비보험예금 비중이 22.3%에 불과한 점은 자금 안정성에 대한 예금자들의 우 려를 상당폭 낮추는 요인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또 비보험예금이 전액 이탈되더라도 인터넷은행은 고유동성자산을 활용해 예금지급 요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인터넷은행의 비보험 예금 대비 고유동성자산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178.3%로 100%를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기술적으로 이탈이 용이한 비대면 예금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인터넷은행은 긴밀한 관계의 예금을 적극 확보하는 등 수신예금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연체채권 대손상각 및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는 동시에 CSS 고도화 노력을 통해 차주의 상환능력 평가 역량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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