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號 신한금융, 세대교체 단행…60년대 중후반 인사 기용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을 포함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난 9일 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사실상 첫 인사다. 진 행장은 핵심 계열사에 1966~1968년생 CEO를 발탁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차기 신한은행장에는 한용구닫기한용구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을, 신한카드 사장에는 문동권닫기문동권기사 모아보기 신한카드 부사장을 각각 내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김상태닫기김상태기사 모아보기 사장 단일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신한라이프 사장 후보에는 이영종 퇴직연금 사업그룹장을 추천했다.
다음주 이뤄질 후속 임원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흐름을 이어가는 등 대규모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 중 진 내정자의 신임을 받는 이들이 주요 요직에 앉을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한용구 부행장의 경우 영업 일선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은 신한금융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은행과 지주, 증권 등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그룹 핵심 가치인 ‘원(one) 신한’ 전략 수립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한 내정자 외에도 진 행장이 선발했거나 함께 일한 이력이 있는 임원들이 이번 인사에서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신한금융지주에서는 13명의 부사장 중 9명의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된다. 허영택 그룹 경영관리 부문장(CMO), 장동기 GMS사업그룹장, 안효열 WM사업그룹장, 이영종 퇴직연금사업그룹장, 왕호민 준법감시인, 이인균 그룹 운영부문장(COO), 안준식 브랜드홍보부문장(CPRO), 정근수 GIB사업그룹장, 김성주 감사부문장 등이다. 상무인 고석헌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과 김태연 회계본부장의 임기도 끝난다.
이 중 지난 20일 인사에서 연임이나 이동이 결정된 임원은 ▲장동기 부사장(그룹 신사업부문장 이동) ▲이영종 부사장(신한라이프 대표 내정) ▲왕호민 부사장 ▲이인균 부사장 ▲안준식 부사장 ▲김성주 부사장 등이다. 고석헌 상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김태연 상무는 지주 글로벌·신사업본부로 이동한다.
신한은행에서는 18명의 부행장 가운데 14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중 지주에서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이들과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한용구 부행장을 제외하면 이순우닫기이순우기사 모아보기 준법감시인, 배시형 ICT그룹장, 전필환 디지털전략그룹장, 박성현 기관그룹장, 정상혁닫기정상혁기사 모아보기 경영기획그룹장, 정용욱 경영지원그룹장, 최익성 기업그룹장, 강신태 대기업그룹장 등이 남는다.
전필환·박성현·정상혁 부행장은 한용구 부행장과 함께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들이기도 하다. 1965년생인 전필환 부행장은 덕인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진 행장과 함께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진 행장과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는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을 이끌며 배달앱 ‘땡겨요’ 출시 등 디지털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성현 부행장도 1965년생으로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신한종합금융에 입사한 뒤 지주와 은행에서 기획, 영업 등 핵심 직무를 두루 거쳤다. 기관영업 베테랑으로 꼽히는 박 부행장은 2018년 기관고객부장 재직 당시 서울시 1금고 유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올 초 기관그룹장으로 선임돼 약 48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1·2금고를 모두 차지하는 데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정상혁 부행장은 1964년생으로 덕원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고객만족센터장, 소비자보호센터장, 삼성동지점장, 역삼역금융센터장, 비서실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부터 은행의 전략과 재무 등을 총괄하는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아 신한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정 부행장은 2019년 진 행장 첫 임기 당시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진 행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 계열사 사장단 유임 속 임원 교체 폭 주목
신한금융과 달리 KB금융은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안정을 택했다. KB금융은 지난 15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 중 7개 계열사의 대표 후보에 현 대표들을 재추천했다.
이에 따라 KB증권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김성현, KB손해보험 김기환닫기김기환기사 모아보기, KB자산운용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 KB부동산신탁 서남종, KB캐피탈 황수남, KB인베스트먼트 김종필, KB신용정보 조순옥 대표가 1년 더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내년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 능력이 검증된 CEO들을 재기용했다는 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대추위는 “현재의 경영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내실을 다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내년 11월 3번째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이 ‘포스트 윤종규 시대’를 고려한 점도 이번 안정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인사에서 신임 대표를 2년 임기로 선임하면 차기 리더십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후임 회장의 인사권을 보장해준 것이라는 해석이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선임 돼 2017년과 2020년 11월 각각 연임과 재연임에 성공했다. 내년이면 회장에 오른 지 10년 차가 된다.
계열사 사장단 대부분의 유임을 결정했지만 경영진 인사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주요 임원들을 대폭 교체하며 쇄신을 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금융지주에서는 부회장급 아래 임원 29명의 중 27명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난다. 부사장 중에선 임필규 리스크관리총괄(CRO)와 한동환 경영연구소장이 있다. 임 부사장은 1964년생, 한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각각 만 7년, 6년을 임원으로 재직했다. 서영호(재무총괄)·윤여운(HR총괄)·맹진규(감사담당) 전무, 권봉중(IR담당)·오병주(보험총괄)·서혜자(준법감시인) 상무 등의 임기도 이달 말까지다.
KB국민은행에선 김운태 이사부행장, 성채현·우상현·하정·윤진수 부행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임기를 3~4년 채운 부행장의 경우 지주로 이동하거나 퇴진하면서 순차적인 승진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은행 부행장 출신을 부사장으로 기용한다. 현재 성채현(4년 11개월)·우상현(2년 11개월)·하정(4년 11개월)·윤진수(3년 8개월) 부행장이 3~4년의 임기를 지냈다.
전무급 임원 17명 중에서는 김재관·정문철·최재영·김동록·전성표·조남훈·이영직·권성기·박찬용·강순배·최창수·최석문·이승종·조영서·변기호 전무 등 15명의 임기가 끝난다. 이중 정문철(2년 11개월)·조남훈(1년 11개월)·박찬용(1년 11개월)·조영서(1년 11개월) 전무가 2~3년의 임기를 보냈다.
윤 회장이 후계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회장단 인사 등을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포스트 윤종규’로 꼽히는 부회장 3인 체제를 완성했다. 기존 양종희 부회장에 이어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가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 이들 부회장은 같은 1961년생으로 각각 국민은행 전신인 장기신용금고(허인), 주택은행(양종희), 국민은행(이동철) 출신이다.
박정림 대표가 다른 비즈니스 그룹장처럼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KB금융은 4개 비즈니스그룹으로 나눠 사업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허인 부회장이 개인고객부문·자산관리(WM)/연금부문·중소고객기업고객(SME)부문, 이동철 부회장이 글로벌·보험부문, 양종희 부회장이 디지털·IT부문, 박정림 대표가 자본시장·CIB(기업투자금융)부문을 각각 맡고 있다. 다만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점은 박 대표의 승진에 걸림돌로 거론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진옥동 회장과 한용구 행장 체제로 세대교체에 나선 만큼 후속 인사에서도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권에서 세대교체가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의 경우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선 안정에 방점을 뒀지만 임원 인사에선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