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지주 부회장직을 두지 않고 지주사 권한도 대폭 줄였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행장이 계열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미 부회장직을 운영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부회장 2인 체제로 전환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의 재무성과관리를 전담해온 지주회사 경영관리부문을 해체한다. 지주 및 자회사 겸직 형태(매트릭스 체제)로 운영돼 온 고객자산관리(WM)·퇴직연금·고유자산운용(GMS) 사업그룹장 겸직도 해제한다. 지주사에 부회장이나 사장급 총괄직을 만들어 매트릭스 조직을 강화하려는 방안은 백지화됐다.
반면 ‘그룹원신한부문’과 ‘그룹신사업부문’은 신설한다. 지주회사 부문별 기능을 재설계 해 그룹의 성장 아젠다 발굴 및 그룹사 간 협업을 통해 핵심 사업영역의 미래 변화를 지원하고,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그룹 전체 가치 제고에 집중하기 위한 복안이다.
신한금융은 사업 부문제를 통해 지주와 계열사 전반에 흩어져 있는 관련 사업을 일원화해 글로벌, GIB, WM, GMS, 퇴직연금 등 총 5개 그룹의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해왔다. 사업그룹별로 지주 소속 그룹장을 두고 해당 그룹장이 지주와 계열사 부사장 또는 은행 부행장을 겸직하는 식이다.
이번 조직개편에는 지주사의 권한을 줄이고 계열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진 행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진 행장은 지난 8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해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면접과 프리젠테이션(PT) 과정에서 “지주사의 권한을 줄이고 계열사에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경영 구상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에서 지주 매트릭스 체제의 내부통제 미흡을 문제 삼는 등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매트릭스 조직은 그룹 내 시너지를 높여 의사결정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면서 지주사의 장악력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금융지주와 계열사 간 권한과 책임이 불일치하다는 점 등이 지적돼왔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라임사태와 관련해 신한금융지주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를 문제 삼아 조용병 회장에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결정한 바 있다.
현재 부회장직을 운영하고 있는 하나금융의 경우 부회장 2인 체제로 전환할지 관심사다. 하나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차기 하나은행장에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을, 하나증권 사장에는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내정했다.
이에 따라 연임 없이 2년 임기를 마치는 박성호 현 하나은행장은 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도 하나은행장을 지낸 후 지주 부회장으로 이동한 바 있다. 박 행장이 임기 동안 은행이 실적 호조를 나타내는 등 경영성과가 긍정적인 점도 승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하나금융은 올해 초까지 함영주·지성규·이은형 3인 부회장 체제였으나 함영주 회장이 지주 회장에 오르고, 지성규 부회장이 이직하면서 이은형 1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은형 현 하나증권 사장은 하나증권 사장 직함을 떼지만 그간 겸직해온 지주 글로벌 총괄 부회장을 계속 맡아 그룹 글로벌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3월 만료되는 부회장 임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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