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등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이어가는 한편 디지털 플랫폼 및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NIM 상승세 지속…이자이익 바탕 실적 개선세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순이익으로 총 16조6583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컨센서스가 현실화되면 작년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4대 금융은 이미 올 3분기까지 13조854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쓰면서 지난해 연간 순이익(14조5428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실적 호조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 3분기까지 4대 금융의 누적 이자이익은 41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순이자마진(NIM)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대 금융의 내년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총 16조8564억원의 순이익으로 집계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국내 은행의 NIM은 올해보다 상승한 1.73%으로, 이자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7.5% 증가한 59조원으로 추정했다.
이순호닫기이순호기사 모아보기 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지난달 8일 ‘2022년 금융동향과 2023년 전망 세미나’에서 “경기 부진 심화 가능성 등 대손비용 증가를 야기할 하방위험이 산재했다”며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대출 부문의 수요 급감 대응을 위한 경영전략과 건전성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자비용률 상승 부담으로 이어져 순이자마진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경기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비은행 자회사 수익성과 비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져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복합 위기 속 선제적 리스크 관리”…핵심사업·포트폴리오 강화
금융지주들은 현재 내년도 사업계획을 다듬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큰 틀에서 내년 경제환경 불확실성 등에 대비한 리스크관리와 비은행 등 포트폴리오 강화, 디지털 플랫폼 및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이 핵심 경영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KB금융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 수준을 내다보고 있다. 높은 물가와 금리 수준 지속으로 실질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글로벌 경기둔화와 대중국 수출둔화,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수출이 회복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 측은 “분기별로 보면 상반기에 좀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에도 긴축적인 통화·재정정책이 지속되면서 경기회복을 논하기에는 경기 모멘텀이 약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B금융 중장기 전략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내년 사업계획을 세운다. KB금융은 ▲핵심경쟁력 강화 ▲글로벌·신성장동력 확장 ▲금융플랫폼 혁신 ▲ESG 등 지속가능경영 선도 ▲인재양성 및 개방적·창의적 조직 구현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세운 바 있다. 이를 토대로 KB금융은 올해 예대마진 기반 강화, 자산관리 역량 제고, 기업금융·캐피탈마켓 영역 확대 등을 추진했다.
또 글로벌 사업 영역 확장과 비금융 사업 성과 가시화, KB스타뱅킹 역할 확대, ESG 경영 실행력 제고 등에 힘을 실어 왔다.
신한금융은 내달 1일 경영포럼에서 공개할 경영전략을 새로 다시 짜고 있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8일 회의를 열고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진 내정자는 내년 신한금융의 실적 개선을 이어가기 위해 새 먹거리 발굴과 리스크 관리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추진할 전망이다.
진 내정자는 회추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인한 고객 신뢰 회복을 제시했다.
그는 “신한을 믿고 거래해주신 고객들에게 많은 상처를 드렸기 때문에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기반도 정립하기로 했다. 그는 “지금 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내부통제, 고객 보호, 소비자 보호에 가장 크게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내년 ▲기업문화 혁신 ▲비즈(Biz) 전략 실행 ▲사회 가치 창출을 내년 경영 과제로 설정했다. 우선 현장을 중심으로 단단한 조직을 구축하고, 임직원들의 자유로운 소통과 솔선수범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업문화 형성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고 하나금융만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금융 서비스와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금융을 뛰어넘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와 제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부문에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해외 채널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 기반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정립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비은행 진출 및 전략적 제휴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민금융 지원을 통해 민생안정에 기여하고 취약 계층과의 동반성장을 추진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지속되고 있는 복합 위기 상황 속에서 선제적, 전략적 리스크 관리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적시 대응하면서 새로운 비전인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 실현을 위해 금융의 신뢰와 실력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합금융 등 영업 주력 자회사들과 함께 최악의 위기 시나리오에 대비해 내년 1~2분기까지는 전 그룹이 일체감을 갖고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내실경영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등 시계 제로의 경영환경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우리은행 등 14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내년 상반기까지는 사실상 비상 경영 수준으로 리스크관리 최우선 경영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만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위기 상황에서도 증권·보험 포트폴리오 확대 등 우리금융만의 기회는 확실히 잡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손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2022년 경영성과 리뷰 및 2023년 경영계획 수립 워크숍’에서 “올해는 완전 민영화 원년을 맞아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2023년에도 자회사들의 본업 경쟁력 강화는 기본”이라며 “디지털 시장을 본격 선도하고 비금융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획기적인 미래 성장도 준비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8월 발표한 ‘저신용 성실상환자 대상 대출원금 감면’,‘취약차주 대상 금리 우대 및 수수료 면제’, ‘청년·소상공인 자금 지원’ 등 23조원 규모의 취약계층 상생 프로젝트에도 적극 동참해달라”며 “힘든 시기인 만큼 우리금융이 시장 안정화에 더욱 앞장서고 취약계층 지원에도 전 그룹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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