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23일과 24일 이틀 간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3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LG는 올해 ‘미래설계’에 초점을 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년,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다.
LG는 연구개발, 고객경험은 물론 생산, 구매, SCM(공급망 관리), 품질·안전환경 등 전 분야를 망라해 철저히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인재를 선발했다. 전체 승진자는 최고경영자(CEO) 4명 신규 선임을 포함해 총 162명으로, 지난해(181명) 대비 소폭 줄었다. 경제상황과 경영 여건을 고려한 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는 구광모 대표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5년·10년 뒤 LG 미래 설계”…핵심 사업 중심 승진 인사 단행
LG는 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성장 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확대했다.LG전자는 세계 1위 가전 사업은 더욱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최근 흑자를 내고 있는 전장(VS)사업은 더 높은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인재를 선발했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LG이노텍과 LG CNS 등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적극 발탁했다.
LG그룹 부회장단 4인 중 차석용닫기차석용기사 모아보기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을 제외한 권봉석닫기권봉석기사 모아보기 ㈜LG 대표이사 부회장,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등 3인은 유임됐다. 이로써 LG 부회장단은 4인에서 3인 체제로 전환됐다.
LG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를 대부분 유임시켜 미래 준비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CEO 취임 이후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 온 차석용 부회장은 최근 실적 부진 여파로 용퇴했다. 후임으로는 이정애닫기이정애기사 모아보기 코카콜라음료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LG생활건강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규 임원 92%가 70년 이후 출생…39살 ‘최연소’ 상무 눈길
LG는 미래 준비 관점에서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혁신적인 고객 경험을 주도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전체 승진자 가운데 70% 이상이 신규 임원이다.LG는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관성에서 벗어나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조직에 역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신규 임원 중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였다. 올해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LG전자 우정훈 수석전문위원(상무, 39세)이다. 우 수석전문위원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며 데이터 플랫폼 구축, 스마트 가전 및 ThinQ 앱의 성능 향상 등에 기여해 발탁 승진했다.
LG생건·지투알, 사상 첫 여성 CEO 선임…인재 다양성 강화
LG생활건강과 지투알은 사상 첫 여성 CEO를 맞는다. 4대 그룹 상장사 중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LG생활건강은 차석용 부회장의 후임으로 이정애 코카콜라음료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신임 CEO로 선임했다. 박애리 지투알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CEO에 선임됐다.
아울러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성별, 나이, 국적에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하는 정책에 따라 실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여성 임원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 임원은 구광모 대표가 취임한 해인 2018년 29명에서 이번 인사를 통해 총 64명으로 늘어나며 2배 이상 증가했다.
“순혈주의 NO”…글로벌 경쟁력·전문성 갖춘 외부 인재 영입
LG는 이번 연말 인사와는 별도로 올해도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기존 조직에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이다.주요 영입 사례로는 AI·빅데이터 분야에선 ▲한은정 LG전자 CTO AIX실장 상무(前 아마존 Science Manager) ▲김영훈 LG에너지솔루션 프로세스AI담당 상무(前 아마존 Science Manager) ▲정윤호 LG CNS D&A사업부 수석전문위원 상무(前 파인트리파트너스 컨설팅 본부장)를 영입했다.
플랫폼 분야에선 ▲정기현 LG전자 플랫폼사업센터장 부사장(前 메타(Facebook) 한국 대표)과 ▲조병하 LG전자 HE플랫폼사업담당 전무(前 하만 인터내셔널 에코시스템 사업총괄)를 영입했다. 바이오 분야는 노지혜 LG화학 생명과학 신사업기획담당 상무(前 휴젤 전무)를 영입했다.
기술 확보·고객가치로 LG 미래 준비
LG는 미래 준비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분야 인재도 중용하며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섰다.연구개발(SW 포함) 분야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이다. 이번 인사를 포함해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96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LG는 우수한 기술 인력을 중용해 연구개발 역량을 키우고, 첨단 기술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선행기술 개발과 개방형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고객가치’를 구체화할 수 있는 인재도 꾸준히 기용하고, 관련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CX(고객경험)센터, LG디스플레이는 중형CX그룹 및 대형 솔루션 CX그룹 등을 신설했다.
LG는 고객 최접점인 CS(고객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멕시코, 인도 등 해외 현지 고객의 페인포인트 해결에 앞장서 온 장태진 LG전자 상무를 발탁했다. CS 분야 임원 수는 2018년 3명에서 이번 승진자를 포함해 총 8명으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LG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한 사업 기본기인 품질과 안전 환경의 중요성을 반영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 11명을 중용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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