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닫기경계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이 하반기 반도체 업황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3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고정 가격은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3분기에는 2.88달러, 4분기에는 2.50달러로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모두 전 분기 대비 15%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3분기보다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될 것”이라며 “하락세는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3분기 대만 TSMC 반도체 매출이 202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 2분기 대비 약 11%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19% 감소한 182억9000만달러(약 25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러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특성상 불황기와 호황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다. 즉, 현재 불황기에 접어들었지만 향후 호황기가 다시 찾아온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24년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2025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업황 불황 속 투자를 늘리는 이유도 이와 같다. 공격적인 투자로 반도체 라인을 증설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미리 확보하고, 향후 다가올 호황기에 맞춰 고객사에 적기 공급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 평택캠퍼스 3공장(P3)을 가동했다. 2020년 기초공사에 들어간 지 2년 만이다. P3라인에서는 UV(극자외선) 공정 기반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4·5라인 착공을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라인 착공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늘어날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기초공사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경 사장은 “그간 삼성의 투자 패턴을 보면 호황기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하고,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하는 경향이 있었다”라며 “최근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시장 수요에 의존하는 투자보다는 꾸준한 투자가 더 맞는 방향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 역시 일관되게 투자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라며 “R&D(연구개발)에도 훨씬 더 많은 사람과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도 향후 5년에 걸쳐 반도체 공장 건설 및 생산 설비 구축에 1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10년 공격적인 투자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던 것과 같이 다가올 10년도 미리 대비하겠다는 의지다.
가장 먼저 투자하는 곳은 현재 가동 중인 청주 M15의 확장 팹인 ‘M15X’다. 오는 10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6만㎡ 부지에 M15X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5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그간 ▲청주 M15X ▲청주 M17 ▲용인클러스터 등에 대한 신규 투자를 검토했는데, 이 중 착공 준비 속도가 가장 빠른 청주 M15X가 낙점됐다. 또 M15X는 다른 팹 대비 규모가 작아 투자 부담이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SK하이닉스 측은 “오는 2025년 업황 반등에 맞춰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늘리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M15X 건설을 계획했고, M15X가 다가올 호황기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금과 같이 반도체 업황이 불투명하던 지난 2015년에도 이천 M14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인 2017년과 2018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 하이닉스가 SK그룹으로 편입된 2012년에는 전년 대비 투자를 10% 이상 늘리면서 적자 상태의 회사를 연말에 흑자 전환시켰다. 올해 SK그룹 편입 10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는 과거 1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가올 미래 10년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라며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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