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내년 총 3조7000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하고 새출발기금과 청년도약계좌 지원에 주력한다. 혁신성장펀드를 통해 미래산업에 대한 투자에도 나선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일반회계 세출예산안으로 3조6838억원을 편성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올해 세출예산(제2회 추경) 대비 11.4% 줄어든 수준이다.
예산안에는 서민금융지원, 혁신성장지원, 청년 자산형성지원 관련 사업이 중점 편성됐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운영에 2800억원을 편성했다. 새출발기금은 오는 10월부터 30조원 규모로 코로나 피해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이 보유한 금융권 채무에 대해 차주의 상환능력 회복 속도에 맞추어 상환기간 연장, 금리·원금감면 등을 지원한다. 금융위는 올해 추경 당시 1조1000억원 예산을 확보했고 안정적 운영을 위해 내년 본예산으로 3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한 출자도 1300억원을 편성해 내년까지 총 45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한다. 금융위는 추경에서 1090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은 다음달 15일 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중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25조원을 공급하고, 내년에는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20조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내년에 시행될 일반형 안심전환대출 20조원은 시장상황 및 수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 25조원 공급 결과 등을 감안해 세부 시행요건 및 시행시기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도약계좌에는 기여금 예산 3440억원을 반영해 3528억원을 신규로 편성했다. 청년도약계좌는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생활·주거안정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의 중장기 자산형성을 돕기 위한 상품이다. 만 19~34세 청년 중 개인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이 대상이다. 청년이 월 40만~70만원을 납입하면 납입 금액에 비례해 정부가 최대 6%를 매칭해 기여금을 지원하고, 이자소득 등엔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만기는 5년이다.
금리는 시중은행의 5년 만기 적금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형태로 정해질 전망이다. 정부는 현재 시장금리 상황 등으로 미뤄봤을 때 만기인 5년 뒤에는 최대 약 5000만원의 목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 일반 과세형 적금상품 기준으로 월 70만원씩 불입해 5년간 5000만원(세후 기준)을 모으려면 연 8%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 비과세 상품의 경우 금리가 연 7%는 돼야 한다. 올해 초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금리가 최대 연 6% 수준이었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금리 수준이나 월 납입방식 등 세부 사항은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되는 대로 상품을 판매할 금융회사 등과 협의해 마련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재정 총지출에 관리가 필요한 상황으로, 가용재원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도의 실행 방안을 고민해 세부 내용을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만기 도래 이후 연장 가능 여부는 추후 여건을 고려해 검토하기로 했다. 이 사무처장은 “5년 이후 계속 연장 가능할지 여부는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그때 가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자는 약 306만명 정도가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34세 인구 약 1059만명 가운데 약 30%가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3월 중 판매된 청년희망적금에는 3602억원을 편성했다. 이 재원으로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청년에게 납입한 금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장려금을 만기 시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청년희망적금은 향후 추가 가입을 재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정부는 만기 2년인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청년도약계좌를 동시에 가입하거나 순차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중장년층이나 고령층에 대한 지원 없이 청년층만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데 대해 ”세대 간 자산 격차가 확대되고 청년층은 자산형성의 기회조차 제대로 얻기 힘든 상황임을 고려할 때 청년층에게 더 실질적이고 두터운 장기 자산형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년층, 고령층은 세대별 특성에 적합한 금융지원 방안을 추진해 나가면서 자산형성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퇴직연금(IRP) 등 기존 제도를 통해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층 세대 내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선 ”가급적 많은 청년이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자산형성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며 ”매칭비율 등 지원수준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형평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혁신성장펀드에는 3000억원을 편성했다. 기존의 정책형 뉴딜펀드를 재편해 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재정출자비율은 10%로, 뉴딜펀드보다 5%포인트 줄었다. 뉴딜펀드는 재정 6000억원을 투입해 4조원 규모로 조성됐었다. 혁신성장펀드는 디지털‧초격차기술 등 혁신산업 육성, 창업‧벤처기업의 유니콘 기업 성장 지원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1분기 중 운용사 선정 등 펀드 조성 절차를 개시한다.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펀드 조성이 완료돼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지원사업에는 140억원을 쓰기로 했다.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 개발·사업화 등을 지원하고 핀테크 관련 국제협력 강화, 박람회 개최 및 핀테크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핀테크 산업 활성화 및 핀테크 확산을 촉진할 방침이다. 이외에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270억원), 금융정보분석원(FIU) 전산망 구축을 비롯한 정보화 사업(90억원), 인건비·기본경비(403억원) 등의 기타사업 예산도 편성했다.
금융위는 “내년 예산안을 통해 생산적 금융 강화와 금융취약계층 지원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향후 국회심의 과정에서 예산의 필요성을 충실히 설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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