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은 통신 3사와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 중심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슈퍼 앱’ 전환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플랫폼 사업 확대 발판으로 삼기 위한 전략이다.
특히 클라우드 방식을 적용해 은행 내 독립된 서버에 고객의 인증서를 저장한다. 고객이 휴대폰을 교체해도 인증서 재발급 과정 없이 서버에 저장된 기존 인증서를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별도의 재발급 절차 없이 다른 기기에서도 신속한 이용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우리WON인증을 계열사 앱에 연계하고 공공기관이나 외부기업 등과도 업무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인증서 사업에 뛰어들어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은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시중은행들은 전자 사설 인증서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인증서 사업은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이데이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한 사업모델 구축이 가능하다.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고객 유치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 인증서 사업은 시장을 이끌고 있는 통신 3사와 빅테크 기업에 비하면 뒤처지는 상황이다. 통신 3사 인증 서비스 ‘패스(pass)’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500만명에 달한다. 네이버 올해 6월 말 기준 3800만명, 카카오는 3000만명이다. 은행권에서 인증 사업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민은행 인증서 가입자 수 1115만명의 3배 수준이다. 토스의 인증서 발급 건수는 6월 말 기준 910만장으로 국민은행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국민은행은 전자서명인증사업자, 공인전자문서중계자에 이어 최근 본인확인기관 지정까지 획득하면서 본격적으로 KB모바일인증서 범용성 확대에 속도를 낸다. KB모바일인증서 하나로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인증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타 금융권과 비금융 분야로도 인증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KB모바일인증서를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고객들은 회원가입이나 비밀번호 찾기 등의 거래에서 휴대폰 본인인증 서비스 대신 KB모바일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다. 또 KB모바일인증서가 발급된 스마트폰에서 문자인증 대신 인증서암호·패턴·생체정보 등을 통해 간편하게 본인확인이 가능하다.
KB모바일인증서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KB증권,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 KB저축은행, 푸르덴셜생명 등 KB금융그룹 계열사에서 이용할 수 있다.
빅테크·통신사 등 다른 인증서가 약 2~3년의 유효기간을 두는 것과 달리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인증서를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 동시에 인증서 유효기간이 끝난 뒤 다른 인증서로 갈아타는 것을 방지해 장기 이용자로 묶어둘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신한인증서(신한Sign 서비스)를 출시하고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와 정부24 등 공공기관 업무에 적용했다. 신한인증서는 금융권 최초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인정받았다. 현재 국세청 홈텍스, 쿠브(coov), 국민비서 등 60여개 기관과 제휴 중이며 제휴처를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신한인증서는 편의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인증서 발급과정에서 신분증 촬영을 생략해 휴대폰 본인확인과 계좌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30초 안에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게 했다. 또 생체인증 및 핀(PIN) 번호 입력만으로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작년 12월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됐고, 올해 4월엔 범용성을 높여 외부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나 원사인(OneSign) 인증서’를 새로 출시했다. 하나OneSign인증서를 본인확인서비스가 포함된 새로운 서비스로 연내 오픈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역시 간편함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 시큐센·메사쿠어·슈프리마 등 바이오 인증 인프라 보유 국내 선도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과 협업해 차별화된 바이오 신기술 기반 인증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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