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이번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두 금융지주의 인사 키워드는 다소 엇갈릴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 수장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KB금융이 과감한 세대교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의 인사는 안정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작년 사장단 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10개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등 7개 계열사 CEO의 연임을 결정하며 안정을 택한 바 있다. 올해는 계열사 전반적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과감한 변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1일 차기 국민은행장을 선정하기 위한 대추위를 먼저 열고 차기 행장으로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했다. 1961년생인 허인 행장의 후계자로 1966년생 이 부행장을 낙점하면서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세대교체 인사는 KB금융 주요 계열사 CEO 14명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8명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 임기가 끝나는 CEO는 이동철닫기이동철기사 모아보기 KB국민카드 대표(1961년생), 박정림닫기박정림기사 모아보기 KB증권 대표(1963년생),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 KB증권 대표(1963년생), 허정수 KB생명 대표(1960년생), 황수남 KB캐피탈 대표(1964년생),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1962년생), 이현승닫기이현승기사 모아보기 KB자산운용대표(1966년생),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1970년생) 등이다. 김종필 대표를 제외하면 모두 이 내정자보다 나이가 많다.
이중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의 경우 지주 부회장 승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허 행장이 내년 지주 부회장으로 이동한다는 사실만 확정됐다. 금융권에서는 허 행장에 이어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까지 부회장에 오르면서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현 부회장과 함께 ‘삼두 체제’가 형성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윤 회장의 임기가 2023년 말까지인 만큼 앞으로 2년간 부회장들을 중심으로 후계 경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허정수 KB생명 대표의 거취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계열사 CEO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데다 지난 2018년부터 재임하며 '2+1' 임기를 채워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생명이 올 3분기까지 누적 181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실적이 부진했던 점도 교체설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해 성과를 검증받았고 향후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 작업에 적임자로 꼽히는 점을 고려하면 유임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신한금융은 오는 16~17일경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CEO 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위원장인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4명의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신한금융에서는 15개 계열사 가운데 9개 계열사 CEO가 오는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대표,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대표, 배일규 아시아신탁 대표, 이성용 신한DS 대표, 배진수닫기배진수기사 모아보기 신한AI 대표, 최병화 신한아이타스 대표, 이기준 신한신용정보 대표 등이 이번 인사 대상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안정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열사 CEO에 임기 2년을 부여하며 큰 변화를 주지 않았던 만큼 올해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핵심 계열사 CEO의 임기가 아직 남아 주요 계열사 인사 이슈가 없다. 앞서 작년 말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대표 등의 임기를 2년 연장한 바 있다.
일각에선 KB금융에 이어 신한금융도 세대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나 내년이 조 회장의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주요 계열사 CEO 거취에 급작스러운 변화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신한금융 인사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자본시장 관련 계열사 CEO 거취다. 굵직한 계열사 가운데선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의 임기가 만료된다. 외부출신인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선임된 이후 각종 사모펀드 부실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신한금융 내부에선 이 대표의 교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자산운용사 CEO 거취도 조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내년 1월 1일 신한대체투자운용과 합병되는 신한자산운용의 대표를 누가 맡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금융권에서는 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와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대표 모두 연임한 뒤 합병 후 당분간 각자대표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다.
내년 신한금융의 잔여지분 인수가 예정돼 있는 아시아신탁의 경우 올해 경영진 교체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9년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나머지 지분 40%는 내년에 마저 사들일 계획이다. 자회사 편입 당시 신한금융은 기존 CEO의 임기를 보장했다. 2014년부터 아시아신탁을 이끌고 있는 배일규 대표는 작년 말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아이타스, 신한신용정보, 신한리츠운용, 신한AI 등도 CEO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말 다른 계열사 CEO들이 모두 2년 임기로 연임한 가운데 이들 계열사 CEO는 임기 1년을 부여받은 만큼 올해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용병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올해 당장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며 “대체적으로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하되 자본시장 계열사 CEO 인사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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