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조은래 김용하 정총령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및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특정 전형에서의 부정통과자로 적시된 지원자 53명 대부분은 청탁의 대상이거나 신한은행 임직원들과 연고 관계가 있는 이들이기는 하나 대체로 상위권 대학 출신에 일정 수준의 어학 점수와 자격증을 보유하는 등 기본적인 스펙을 갖추고 있는 데다 다른 일반 지원자들과 마찬가지로 일정 정도의 합격 사정 과정을 거쳤다면 일률적으로 부정통과자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과 함께 기소된 다른 신한은행 관계자들도 1심보다 부정합격자로 인정된 인원이 줄어 형량이 감경됐다.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 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은 1심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김모 전 인사부장은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모 전 인사부장의 GUDFIDDS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에서 벌금 1500만원으로 낮아졌다.
나머지 2016년 하반기 지원자 1명의 경우에 대해서도 서류전형 합격과정에 조 회장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지원자 정모씨의 서류전형 지원 사실을 당시 인사부장에게 전달했고 채용팀으로서는 전형별 합격자 사정 단계에서 행장이 전달한 지원자라는 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음을 충분히 예상했다 하더라도 이 같은 의사표시를 합격지시로 간주할 수는 없다”며 “만약 인사부장이 행장의 의사표시를 합격지시로 받아들였다면 굳이 서류전형만 통과시키고 1차 면접은 탈락시키는 것으로 결심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기록상 정모씨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관련된 지원자라는 사정은 알 수 있으나 정모씨와 라 전 회장의 구체적인 관계는 알 수 없고 조 회장이 정모씨를 서류전형 단계라도 합격시켜줬어야 할 상황이거나 그럴 필요가 있다고 추단할 특별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조 회장의 전임자인 라응찬 전 회장의 조카 손자이다. 재판부는 조 회장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1심의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이번 판결로 조 회장의 거취는 물론 신한금융의 지배구조에도 불확실성이 제거됐다. 조 회장은 1심 선고 두 달 만인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 3년을 부여받았다. 항소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나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회장직 유지도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과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포함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는 경우 향후 5년간 경영진 자격이 배제된다. 검찰이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도 있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2023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3연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권에서는 2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조 회장이 3연임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규정에서 신규 선임되는 회장의 나이를 만 67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만 67세 이상인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 재임기한은 만 70세까지다. 1957년생인 조 회장은 3연임은 물론 4연임도 가능한 상황이다.
조 회장은 앞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재판 과정에서 주장한 증거자료 부분들을 재판부에서 충분히 세심하게 보신 것 같다. 현명한 판단을 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엄정한 잣대로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고 투명한 절차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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