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수소경제위원회 참여
최 회장의 수소 밸류체인 구축은 크게 2가지로 진행한다. 1단계는 오는 2023년까지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톤을 공급한다.
오는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t을 보령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하는 것이 2단계다. SK는 국내에서 연간 총 28만t의 친환경 수소를 생산·공급한다.
1단계 목표인 액화수소 3만t 생산체계 달성을 위해서 약 5000억원을 투입, 액화수소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SK E&S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SK인천석유화학단지 내 약 1만3000평의 부지를 매입, 연 3만t 규모 수소 액화플랜트를 2023년까지 완공한다. 설비가 완공되면 SK인천석유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고 액체 형태로 가공한 뒤 수도권에 공급한다.
2단계를 위해 SK E&S는 2025년까지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해당 투자로 LNG로부터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청정 수소 생산기지를 완공할 계획이다. 연간 25만t 생산·공급이 목표다.
그밖에 서울시와의 수소경제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 논의, 미국 플라그파워와의 합작법인 설립 통한 인천 액화수소 사업 추진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섬으로써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SK가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인천 지역을 포함해 총 20만9000명 고용유발 효과와 사회·경제적 편익 34조1000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건설·조선·자동차 제조업 분야는 물론, 연료전지·수소 생산 분야에서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초 수소 사업 시동
최태원 회장이 수소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은 지난해다. SK그룹은 지난해 초 SK이노베이션, SK E&S 등 석유·유화 계열사를 주축으로 ‘수소사업 추진단(추진단)’을 만들었다. 수소 대량 생산 체계 구축과 ‘생산-유통-공급’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하는 추진단은 올해 들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다. 2일날 발표한 청사진 외 올해 초 지분투자한 美수소업체 플러그파워의 지분가치 급등 또한 추진단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SK그룹 관계자는 “SK는 석유・천연가스 등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을 통해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이런 역량을 적극 활용해 수소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국내 수소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조속히 정착 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초 글로벌 수소 시장 공략을 위해 수소 관련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 투자는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수소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작년 ESG 평가 높아
수소를 통해 구체적인 ESG 경영을 시작한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높은 ESG 평가를 받았다. 3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중 3곳이 ESG 평가 최고 등급인 A+를 받았다.
A+ 등급을 받은 곳은 SK(주), SK텔레콤, SK네트웍스였다. 항목별로는 SK(주)는 환경 A, 사회·지배구조 항목 A+로 평가됐다. SK텔레콤은 환경·지배구조 A+, 사회 A등급, SK네트웍스는 사회·지배구조 A+, 환경 B+ 등급을 받았다.
A등급을 받은 계열사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5개(SK하이닉스·이노베이션·가스·디스커버리, SKC)였다. SK하이닉스는 사회·지배구조 A+, 환경 A등급을 받았고 SK이노베이션은 환경·지배구조 A, 사회 A+로 평가됐다.
6개 계열사는 B등급대로 평가받았다. B+ 등급을 받은 계열사는 SK케미칼, SK머터리얼즈로 2곳이었다. B등급으로 평가받은 계열사는 SK증권, SK렌터카, SK디엔디, SKC솔믹스였다.
최태원 회장의 ESG 경영은 국내 경제계의 더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국내 대표 경제단체 수장이 됐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계 대표 소통창구로 부상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에 이달에 취임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대한상의 회장 취임을 기점으로 국내 경제계 ESG 드라이브는 더 강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ESG 경영 외에도 최 회장은 ‘혁신’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서울상공회의소(서울상의) 정기 총회는 해당 의지가 잘 드러났다.
서울상의는 해당 총회에서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신임 부회장에 내정했다. 이는 최 회장의 요청에 따른 선임이다. 두 CEO가 대한상의 측 부회장단에 합류한 것은 IT업계 최초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업계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것. 양 CEO가 내는 메시지가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커진 것도 이번 임명의 동력으로 꼽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사회·경제 각 분야가 IT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면서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에 국내 경제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진 것을 반영, 정부와의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라며 “IT업계 최초로 부회장단에 합류한 것으로 더 많은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 CEO의 부회장단 합류 의미를 설명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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