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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년을 액면 그대로 못 믿는 이유

기사입력 : 2026-02-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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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네이버·두나무 ‘넘버3’
디지털자산 규제개선 역설
과거 ‘퓨처위즈’ 논란 떠올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이미지 확대보기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테크 업계에 수많은 ‘은둔형 경영자’들이 있다.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년(49) 두나무 부회장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던 그가 돌연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조 원 규모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을 앞두고 스테이블 코인 규제 개선을 역설하고 있다.

시장은 의혹의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디지털 신시장 개척에 나선 열혈 기업가인지, 과거 부적절한 투자 그림자에 안주하고 있는 영악한 경영자인지 의심하고 있다.

‘넘버3’의 등장…합병 판 위에 선 창업자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이 완료되면 김형년 부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0%를 보유한 3대 주주가 된다. 송치형 회장(19.5%)과 네이버(17%)에 이은 위치다.

양사 합병 이후 두나무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19.5%)과 김형년 부회장(10%)이 보유한 의결권이 네이버에 위임되는 구조로, 네이버는 40%대 중반 실질적 지배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김형년 부회장은 두나무 2대 주주(13.1%)로서 네이버 실질적 지배 속에서 협력하는 ‘넘버3’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년 부회장 커리어는 전형적인 공학도 창업자들과는 다르다. 1976년 6월생인 그는 서울대 농경제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IT와 금융 경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1999년부터 약 4년간 모바일 결제 회사 다날에서 근무하며 결제 시스템과 핀테크 산업 구조를 익혔다. 2002년 퓨처위즈를 창업해 증권사 RMS(Risk Management System) 솔루션,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 백오피스 등 금융 IT 융합 솔루션을 직접 개발했다.

두나무에서는 창립 초기부터 송치형 회장과 교류했으나 전면에 나선 얼굴은 아니었다. 2012년 두나무가 설립됐고, 2014년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해 조직 운영과 사업 확장을 총괄하며 송치형 회장 기술 중심 리더십과 투톱 체제를 형성했다.

당시 김형년 부회장은 퓨처위즈 사무실을 제공하고 초기 자금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두나무 지분 13% 안팎을 확보하며 자연스럽게 2대 주주가 됐다.

퓨처위즈 논란…이해상충 리스크

김형년 부회장 이력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2022년 불거진 ‘퓨처위즈·트리거’ 논란이다. 그가 2002년 창업한 퓨처위즈는 2015~2016년 코인 리딩방 운영사 트리거에 투자했고, 이후 2017년 트리거가 두나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이해상충 논란이 제기됐다.

국내 1위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경영진이 리딩방에 투자한 회사 등기이사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논란 이후 2022년 3월 두나무와 퓨처위즈는 트리거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김형년 부회장은 일신상 이유를 들어 두나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약 3년 동안 그는 대외 활동을 줄이며 ‘은둔형 경영자’, ‘그림자 리더’라는 이미지로 남았다. 그러던 중 2025년 11월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 발표 때 공식 석상에 복귀했다.

‘은둔형’에서 ‘규제 논의 리더’로

2025년 들어 김형년 부회장은 디지털 자산 산업 제도화 논의에 다시 등장했다. 그는 업비트가 주최한 디지털 자산 컨퍼런스 ‘D_CON 2025’의 메인 패널로 나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규제 개선을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과 함께 법인·외국인 투자 허용,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시하며 정책 논의의 중심에 섰다.

김형년 부회장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앞선 걱정”이라며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꼴”이라는 비유로 시장 성장을 위한 회색지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이 보급된 후 이를 자양분 삼아 아마존·구글 같은 기업이 등장했듯, 스테이블코인도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완벽한 규제 대신 일정 기간 그레이존을 인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로 투자 자유를 억제하면 투자자들은 해외 거래소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며 규제가 산업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3년 전 퓨처위즈 이해상충 논란 당사자였던 그가 규제 완화를 촉구한 점은 업계 관심을 모았다. 이러한 행보는 합병 이후 김형년 부회장 양면성을 둘러싼 논쟁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합병 후 ‘넘버3’ 김형년의 양면성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두 회사는 20조 원대 핀테크 공룡으로 재편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거대한 재편의 축에는 두나무 공동창업자인 김형년 부회장이 있다. 그는 합병 과정에서 경영 전략과 사업 방향을 조율하며, 합병 이후 통합 체제 주요 내부 축으로 자리할 전망이다.

이러한 정책 무대 복귀와 합병 역할 속에서 김형년 부회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에서는 그를 여전히 퓨처위즈·트리거 논란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내지 못한 인물로 본다. 규제 민감 산업에서 과거 이해상충 관리에 실패했던 이력이 핀테크처럼 공공성과 투명성을 요구받는 영역에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김형년 부회장을 실무형 창업자로 평가한다. 업비트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본과 파트너십, 조직을 조율하며 사업을 확장한 점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와의 합병 협상 과정에서도 구조와 조건을 설계하는 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실무를 조정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실행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김형년 부회장에게 주어진 이번 무대는 단순한 경영 복귀가 아니라, 그가 어떤 리더십으로 새로운 합병체의 윤곽을 그려낼 것인가를 시험받는 자리”라며 “실무 감각과 추진력이라는 강점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그 양면성이 이번에는 리스크가 아닌 균형감 있는 경영의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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