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서서히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발언했다.
◇ 부동산 안정화에 정책 역량 총동원 의지 재확인…‘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검토도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후반 가장 큰 잡음을 내고 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였다. 문 대통령은 "주택 문제가 당면한 최고의 민생과제"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택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고 세제를 강화하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세계의 일반적 현상"이라며 "이번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나라보다는 낮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제도 변화에 국민의 불안이 크다. 정부는 혼선이 없도록 계속 보완을 해나가겠다"며 "중저가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경감하는 대책도 검토하겠다"는 추가 청사진을 드러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을 중산층까지 포함해 누구나 살고 싶은 '질 좋은 평생주택'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고시원 쪽방 지하방 비닐하우스 등의 주거 질을 높이는 노력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 같은 자평에도 시장의 반응은 그리 곱지 못하다. 당장 지난주만 해도 서울 집값과 전셋값은 동반상승한데다, 전셋값 상승폭은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전월세시장의 불안이 수치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급은 없는데 수요는 계속해서 폭증하고 있다”며, “정책이 워낙 많이 나오고 정신없이 몰아치니 집 가진 사람들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섣불리 매물을 내놓으려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4일 당국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8.4 주택공급대책’ 역시 암초에 걸렸다.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의 경우 기부채납 등 이익환수율이 높아 재건축 단지들이 자진해서 참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연결된 이재성 은마아파트 소유주협의회 대표는 “공공 재건축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익이라는 게 없지 않나. 결론적으로 공공 재건축은 안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당일 브리핑 직후 브리핑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어떤 근거로 5만가구가 추산된 것이며, 공공재건축에 관심을 보인 사업장이 있냐’는 기자단 질문에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이하 실무진들은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유휴 부지를 활용한 주택단지 개발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4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어 "과천시민이 숨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청사 유휴부지에 4천호의 대규모 공동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민과 시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서 정부과천청사와 청사 유휴부지를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주 지표에 반영됐듯, 임대차 3법 통과로 인해 전월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이후 주택 수급이 양호해 시장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0일 보도참고자료에서 "임대차 3법 시행 전 규제회피 등으로 서울 주간 전세가격 변동률이 상승하는 등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법 시행 이후 제도가 정착됨에 따라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022년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연간 5만가구 이상으로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아파트에서 이뤄지는 전월세 계약은 모두 전월세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신규 계약이라는 점에서 공급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오히려 전월세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