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뒤 커머스 협력을 확대해온 양사는 최근 나란히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며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AI 쇼핑 에이전트를 고도화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고, 컬리는 AI 솔루션 기업 인수를 통해 운영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동맹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컬리가 지난달 네이버를 대상으로 33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양사 협력이 한층 강화된 가운데, 네이버는 쇼핑 AI 에이전트 고도화에 나섰고 컬리는 AI 솔루션 기업 원지랩스 인수를 추진하며 운영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가 고객 경험과 운영 효율이라는 각자의 강점을 AI로 강화하며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고객경험 키우는 네이버…운영 효율 높이는 컬리
네이버와 컬리의 협력이 단순한 유통 제휴를 넘어 AI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 강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네이버는 AI 쇼핑 에이전트를 통해 고객경험 혁신에 나섰고, 컬리는 AI 솔루션 기업 인수를 통해 운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자의 강점을 AI로 고도화하며 동맹의 시너지를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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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쇼핑 맥락을 한층 더 정교하게 이해하고 대화를 선제적으로 건네는 게 핵심이다. 클릭, 찜, 장바구니 담기 같은 쇼핑 활동 이력과 최신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쇼핑 탐색 방향을 제시한다.
네이버가 주목하는 것은 ‘검색’ 이후 단계다. 단순히 원하는 상품을 찾도록 돕는 것을 넘어 AI가 먼저 대화를 제안하고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추천토록 한다. 쇼핑 과정 전반에 AI를 개입시켜 고객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AI 쇼핑 에이전트는 밀키트를 자주 검색한 1인가구 사용자에게 “최근 찾아본 밀키트 중 혼자 먹기 좋은 상품을 찾아드릴까요?”라고 제안하거나 장바구니에 수분크림을 담아둔 사용자에게 “스킨케어에 관심이 있다면 함께 쓰기 좋은 제품도 찾아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넨다.
컬리는 AI를 활용한 운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AI 솔루션 전문기업 원지랩스를 인수한 것도 전사적 AI 전환(AX·AI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하기 위한 행보다. 단순히 특정 서비스에 AI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상품 운영과 고객 응대, 마케팅 등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컬리와 원지랩스는 광고 제작과 고객 응대 분야를 중심으로 AX를 추진하고 있다. 광고 배너와 상품 소개 이미지 제작 과정에는 크리에이티브 AI를 적용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있으며, 고객 문의 응대에는 AI 고객센터(AICS)를 활용하고 있다.
실제 ‘컬리 1:1 문의’에는 취소·반품 등 단순 문의를 처리하는 AI 시스템이 적용돼 있으며, 당일 접수 문의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AI를 고객 접점 확대보다 운영 혁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AI를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업무 방식을 전반적으로 바꾸는 AX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생존 넘어 성장 경쟁…이커머스 새 승부처 떠오른 AI
최근 이커머스업계는 뚜렷한 변화의 계기를 찾지 못한 채 관망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경쟁구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를 뒤집을 만한 뚜렷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로운 멤버십 출시 등 신규 서비스를 강화하고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아직 유의미한 변화를 체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컬리는 협력 한편으로, 따로 또 같이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는 지표로도 나타나고 있다. 쇼핑이 포함된 네이버 서비스 부문 매출은 올해 1분기 4453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6% 증가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포함한 네이버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418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2% 늘었다.
컬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277% 증가한 24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1.9배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7457억 원으로 28.4% 증가했다. 순이익은 20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업계에서는 이커머스시장 전반이 성장 둔화와 수익성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와 컬리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양사가 고객경험과 운영 효율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네이버가 플랫폼 사업 특성상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과 컬리가 흑자 전환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양사 모두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고객 경험 혁신에, 컬리는 운영 혁신에 초점을 맞추며 각자의 강점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채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와 컬리가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양사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시너지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 모두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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