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부담을 줄여달라는 취지인데 공을 받아든 채권단과 HDC현산의 기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HDC현산은 이날 채권단에 보낸 입장 공문에서 먼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전제했다. 두손 들고 이른바 인수 포기를 결정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HDC현산은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 간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혀 채권단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그러나 HDC현산은 채권단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을 밝히지 않았다. "인수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발생했다"고 언급한 만큼 핵심은 인수가를 깎기 위한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 HDC현산은 인수계약 체결 이후 5개월 만에 아시아나항공 부채규모가 4조5000억원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계약체결 후 추가로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인식됐고 여기에 지난 4월 채권단에서 1조7000억원을 추가 차입하면서 부채규모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여러 시나리오 중 우선 HDC현산이 구주 또는 신주 인수가 인하를 통해 인수 부담 낮추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영구채 출자전환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관건은 채권단이 HDC현산의 요구를 받아들일 지 여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고사 위기에 처한 상황인 가운데 채권단이 인수 의지를 밝힌 현산과 일단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재협상에 나서더라도 가격 부분에서 HDC현산과 채권단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인수 무산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채권단이 인수의사를 밝히라는 통첩 성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고, 이에 HDC현산이 4페이지에 걸쳐 인수작업에 기한 노력을 열거해 원점 재협의 요구를 한 것은 계약 파기 가능성을 염두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서의 기업결합심사 등 선결 조건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 거래 종결 시한은 늦출 수 있다. 최장 연장 시한은 올해 12월 27일까지로 최종적으로 이 기간 안에 인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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