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CEO(최고경영자) 징계 근거가 해석에 따라 미흡할 수 있다는 게 쟁점인데 현실적으로 민간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격랑에 휩싸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18년 9월에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를 명확화하는 내용의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계류돼 있는 개정 법률안을 보면, '대표이사, 대표집행임원, 준법감시인 등이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하도록 점검하고 관리에 소홀해 다수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면 금융위가 해당 임원들을 제재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요컨대 CEO 제재 근거가 명시적으로 못박힌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취지도 이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회에 법안이 계류중인 가운데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경영진 중징계가 강행됐다는 논란이 잠재된 셈이다.
임직원 제재와 기관 제재가 맞물려 3월 초 금융위원회 정례회의가 마무리돼야 최종 통보로 효력이 발생할 예정인데 그동안 우리와 하나 모두 다양한 불확실성과 지배구조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DLF사태, 라임사태 등이 연이어 터지는 가운데 금융당국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불완전판매 가운데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빚은 은행에 1차적 책임이 있지만,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한 금융위, 이어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금감원도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진보 시민단체로 꼽히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지난 4일 'DLF 책임은 은행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논평에서 "이번 DLF 사태는 무리하게 금융상품을 판매한 은행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감시·감독을 소홀히 한 금융당국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금융 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며 임원(부원장보) 자리를 늘리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감사원의 금감원에 대한 정기 기관운영 감사가 내달께 시작되는 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감사원에 금융위·금감원·고용보험기금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 만큼 DLF 사태 관련 내용이 함께 다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3년 전 감사원은 "금감원의 금융기관 및 임직원에 대한 제재 기준이 추상적·포괄적으로 규정돼 재량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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