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한은이 한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데 이어 석 달 만에 추가 인하가 이뤄지면서,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로 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시중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수익률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보험사들에게 공시이율을 내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지난해부터 이어지면서 주요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전년대비 하락했고, 그에 따라 보험사들의 실적 저하도 두드러졌다.
여기에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인구절벽 현상이 심화되면서, 보험사들의 영업 불황 장기화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그간 보험업계의 성장을 견인하던 저축성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의 ‘돈줄’은 점점 막히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의 연금보험,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삼성생명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지난 5월 2.65%였던 것이 10월 들어 2.5%까지 내려왔으며, 저축보험 역시 5월 2.7%에서 10월 2.5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역시 연금보험은 2.65%에서 2.49%, 저축보험은 2.71%에서 2.55%까지 떨어졌으며, 교보생명도 또한 연금보험은 2.66%에서 2.52%로, 저축보험은 2.71%에서 2.55%까지 내려왔다.
문제는 시중금리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정부는 금리 인하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년 초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수출 부진세 등의 영향으로 0% 초반대에 불과할 것"이라며 "11월부터 수출 마이너스 폭이 다소 줄어들 순 있어도 경기 개선에 따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 역시 추가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지만 필요 시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본다”며 “다만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얼마나 크게 가져갈지에 대해서는 주요 대외 리스크 전개상황과 그것이 국내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또 지난 7월과 이달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금리 변동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등할 여지도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영업불황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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