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공학박사 페르디난트 포르셰에게 명령했다. 최근 80년 역사를 끝으로 단종된 '비틀'은 독재자의 말도 안 되는 요구로 탄생했다.
반면 쌍용자동차는 이들과 궤를 달리한 판매전략을 구사했다. 모든 자동차가 경쟁하듯 빨리 달릴 필요는 없다. 용도에 맞게 꼭 필요한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도 많은데 쌍용차는 이 부분에 집중했다.
◇ 쌍용 3위로 이끈 렉스턴
쌍용차는 2016년 연간 판매실적에서 국내 완성차업체 5위였다. 2017년 르노삼성을 제치고 한단계 올라서더니, 올해 '부동의 3위' 한국지엠마저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쌍용차 실적 상승에는 티볼리와 함께 '렉스턴'이 중심이 됐다.
'G4렉스턴'도 10월 1573대로 꾸준히 판매되며 쌍용차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0월 G4렉스턴과 렉스턴스포츠의 판매 점유율은 쌍용차 안에서 56%가 넘는다.
◇ 라이벌 따돌리기 적중시킨 판매전략
단순 크기로 비교하면 G4렉스턴의 라이벌은 대형SUV로 분류되는 기아 모하비다. 크기(전장x전폭x전고)에서 G4렉스턴(4850x1960x1825)은 모하비(4930x1915x1810)에 비견된다. 무게 또한 2110kg 전후로 유사하다.
G4렉스턴과 모하비는 현재 '보디 온 프레임' 방식을 채택한 유이한 승용차다. 자동차 뼈대인 프레임을 두고 엔진·변속기·서스펜션 등을 올려 고정하고 보디를 덮는 방식이다. 높은 하중을 버티는 등 견인력에 장점이 있어 트럭·버스에서 주로 쓰인다. 그외 승용차는 연비와 대량생산에 강점이 있는 '모노코크'(프레임과 보디가 하나로 된 일체형 구조)를 쓴다.
그렇다고 G4렉스턴이 모하비와 직접 대결하기에는 거리감이 꽤 있다. 엔진때문이다. 모하비는 3.0L 6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G4렉스턴은 2.2L 4기통 디젤엔진이다. 배기량·출력·토크 등 주행성능에서 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엔진 성능으로 따지면 G4렉스턴은 중형SUV로 분류되는 현대 싼타페·기아 쏘렌토와 비교해야 할텐데, 체급 차이가 심해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판매가격으로 보면 G4렉스턴의 위치는 명확해진다. G4렉스턴의 가격대는 싼타페·쏘렌토와 모하비의 사이에 형성됐다.
G4렉스턴은 직접적인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쾌적한 주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속도 욕심이 크지 않으면서도 넓은 공간과 힘있는 SUV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이라면 주로 G4렉스턴을 선택했을 것이다.
렉스턴스포츠의 판매전략도 이와 유사하다. 렉스턴스포츠는 G4렉스턴과 플랫폼은 공유하면서 다른 보디를 얹은 픽업트럭 모델이다. 취등록세·자동차세 등이 감면되는 화물차이면서도 외·내형은 SUV와 비슷해 주로 레저용으로 선택받는다. 가격경쟁력도 갖추며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대형SUV·픽업트럭 시장
렉스턴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거센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흑자전환을 노리는 쌍용차에게 중요한 기점이다. 대형SUV·픽업트럭 등 주력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현대차는 올해 안으로 신형SUV 펠리세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2.2디젤 엔진이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며 G4렉스턴과 직접적인 경쟁이 예상된다. 현대차가 대형SUV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2015년 베라크루즈 단종 이후 3년만이다.
한국지엠도 대형SUV와 픽업트럭 신규 라인업을 내년 상반기쯤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은 북미 베스트셀링카 트래버스 출시를 예고했다.
쌍용차 역시 내년 1분기 공간을 늘린 렉스턴스포츠 롱바디 모델을 내놓으며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
[자동차는 대다수 사람들이 선택하는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수천만원대를 형성하는 자동차를 고르는 일은 만만치 않다. 제목 '앗車차'처럼 놓치기 쉬운 차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가 합리적인 소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편집자]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