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올해 경쟁차량에 추월당하며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차량 자체에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 무엇보다 한국GM 경영 이슈가 말리부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주행성능에서 강점-소비자 편의성은 아쉬워
‘2018 쉐보레 뉴 말리부’는 1.5L 터보 가솔린, 2.0L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 3가지로 출시됐다.
1.5L 터보 모델은 배기량을 낮추면서 성능과 효율을 유지하는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배기량은 자동차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는 2016년 7월 출시 당시 환경부 저공해차 인증에 실패해 보조금 등 혜택에서 제외됐다. 이는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까지 말리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총 112대에 그쳤다.
크기에 비해 가벼운 무게도 돋보인다. 1.5L 터보 모델의 공차중량은 1400kg, 2.0L 터보 모델은 1470kg 수준이다. 2016년형 말리부 2.0L 가솔린의 공차중량은 1530kg에 육박했는데 비해 100kg 가까이 줄인 것이다. 한국GM에 따르면 초고장력 장판 사용 등으로 인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선택의 폭이 좁은 것은 말리부의 약점이다. 특히 가격대가 낮은 LS, LS디럭스, LT 트림에서 가죽시트나 열선 등 포함되지 않는 옵션이 많다. 약 2750만원 수준인 LT디럭스 트림에 가서야 제공된다. 쏘나타가 해당 옵션을 2430만원인 하위트림에서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가격대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은 다소 아쉽다고 느껴질 수 있다.
변속기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출시된 말리부는 9단 변속기를 쓰는데 국내는 6단 변속기가 탑재됐다. 한국GM은 국내 도로 사정 등을 감안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옵션으로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만만찮다.
◇중형 세단 가솔린 2017년 1위→ 2018년 4위
말리부는 가솔린 모델이 주력이다. 지난해까지 국내 중형 세단의 가솔린 부문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 들어 경쟁차량에 비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2017년 말리부 1.5L 터보 판매량은 2만3865대, 2.0L 터보가 9098대를 기록해 3만2963대가 팔렸다. 가솔린 모델만 한정하면 경쟁차량인 현대 쏘나타(2만5632대), 르노삼성 SM6(2만4340대), 기아 K5(1만5833대)를 압도했다.
2018년 7월까지 말리부 가솔린 모델 판매량은 총 7912대에 그쳤다. 같은 부문에서 쏘나타(1만3093대), K5(1만2674대), SM6(8143대)에도 밀렸다.
그나마 올해 상반기 월 평균 1000대이던 판매량이 7~8월 들어서는 1500대를 회복했다. 하반기로 예정된 말리부 부분변경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 재고 소진 차원에서 적극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말리부 판매량이 뚝 떨어진 이유는 GM의 한국 철수설로 인해 수리 등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말리부 위기, 부분변경으로 분위기 반전 성공할까
한국GM은 스파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말리부의 부진 등 여파로 지난해 유지했던 내수 3위 자리를 쌍용자동차에게 내줬다. 이어 5위 르노삼성에게도 추격당하고 있는 형세다.
한국GM은 올해 8월 전년동월대비 26.1% 감소한 7391대를 판매했다. 2018년 1~8월 국내 총 판매량은 5만8888대로 같은 기간 3위 쌍용차(7만383대)보다 5위 르노삼성(5만5630)와 차이가 더 가깝다.
한국GM은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내수 시장 강자로 재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의 성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에서 먼저 공개된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은 전면부 디자인 변경, 내부 인테리어 강화 등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1.5가솔린 터보 모델은 6단 자동변속기가 아닌 CVT 변속기가 장착됐다. 물론 미국 모델이 그대로 한국에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또 자동자 커뮤니티 등 시민 제보를 통해 한국GM이 최근 말리부 디젤 모델의 테스트 주행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3년 만에 말리부 디젤 모델 출시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대해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다양한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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