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그룹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별세한 지 26일로 20주기를 맞는다. 재계에서는 최종현 선대회장을 추모하면서 최 선대회장 부자가 일궈내고 있는 M&A 성공신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섬유회사로 시작한 SK는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했다. 주변에서 성공확률이 5%라며 반대했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은 뚝심을 보였다. 1984년 북예멘 유전개발 성공을 시작으로 1991년 울산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PX) 제조시설을 준공하며 SK그룹은 명실상부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났다. 최종현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과 중동지역과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
최종현 회장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이동통신 사업에 주목하고, 미국 ICT 기업들에 투자하고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런 준비 끝에 1992년 압도적인 격차로 제2이동통신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특혜시비가 일어 사업권을 반납했다. 최회장은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여 이동통신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당시 특혜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8만원 정도인 주식을 33만원에 인수하기로 하자 내부에서 만류했다. 최종현 회장은 "앞으로 회사 가치를 더 키워가면 된다"고 주변을 설득했다.
◇ 최태원 회장, '아버지 DNA' 내부 반대에도 SK하이닉스 인수
최태원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하이닉스 인수에 나선 것은 2011년부터다. SKT를 중심으로 일부 경영진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다. 당시 SK는 에너지화학분야와 정보통신(ICT) 중심으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가지고 있었다. 하이닉스는 2001년 외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의 워크아웃에 들어가 한동안 위기가 계속되었다. SK에게 업무 변동성이 큰 하이닉스 인수는 모험이었다.
주변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사업보국'을 경영이념으로 삼았던 최종현 선대회장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SK그룹의 체질을 바꿨을 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최태원 회장은 오는 2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서울 서린동 본사를 비롯해 5개곳에서 최종현 회장의 경영철학과 업적을 담은 사진전을 진행중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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