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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자본 투자→회수→재투자…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모험자본 공급의 조건 (하)]

기사입력 : 2026-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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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 지연 시 투자 여력↓ 모험자본↓
"회수경로 다양화·거래환경 개선돼야"

그래픽= 생성형 AI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 생성형 AI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사 모험자본 공급이 나아갈 방향으로 양적 충족을 넘어 질적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생산적금융이라는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조건이 무엇일 지 현황을 점검하고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모험자본 공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투자금을 회수해 새로운 성장 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

정책적인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 충족 만으로는 부족하며, 회수 경로 다양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거래 환경 등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평가된다.

종투사·중기특화 등 모험자본 공급…지속 가능성이 핵심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 IMA(종합투자계좌)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의 모험자본 공급 규모가 증가하면서 벤처 회수시장 활성화가 투자 선순환을 위한 선결 조건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는 현재 총 9개사, 그리고 이 중 3개사는 원금지급형 실적배당 상품인 IMA 인가도 받은 증권사다.

발행어음, IMA 인가를 받은 증권사들은 모험자본 공급 의무 비율은 올해 10%, 2027년 20%, 그리고 2028년 최종적으로 25%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또,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중기특화 증권사)도 모험자본 공급에 힘을 보태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모험자본 공급의 지속성 조건은 투자, 성장, 회수, 재투자라는 선순환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회수 시장 병목으로 자금 순환이 지연되는 형편이다.

한국의 경우 현재 IPO(기업공개)가 엑시트 채널로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다변화가 필요하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0월 개최한 '증권업계 중심의 벤처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회수 경로를 보다 다양화하고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세컨더리 시장을 확대하는 게 중요 과제"라고 짚었다.

증권업계는 지난 8월 말 벤처 회수시장 활성화 및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3년 간 1조원 규모(개별 투자 7000억원, 공동펀드 3000억원) 벤처 세컨더리 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회수시장 유동성 제고·거래 활성화 인센티브 필요"

증권업계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모험자본 공급에 보다 적극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증권사 A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이 지속되려면 세컨더리 거래 등 회수 경로를 다양화하고,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등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금 회수가 지연되면 새로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모험자본 공급 선순환도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B 증권업계 관계자는 "벤처·혁신기업 투자는 투자기간이 길고 유동성이 낮은 만큼 IPO뿐만 아니라 M&A(인수합병), 세컨더리 거래 등 다양한 회수 경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B 관계자는 "회수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과 인센티브가 마련된다면 민간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제시했다.

다만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 C 관계자는 "현재의 IPO 중심 회수가 한계가 있고 회수시장 자체의 중요도는 알겠으나, 제도를 통해 활성화 하는 것의 유효성과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반이 되는 거래 환경 조성에 힘을 싣는 의견도 나왔다.

비상장기업은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고 거래 상대방을 찾는 데 제약이 있는 만큼, 투자자 간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D 관계자는 "기업가치 평가와 거래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상장 지분 거래를 뒷받침하는 시장 기반을 강화한다면 투자 회수의 예측 가능성과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증권사 E 관계자는 "비상장기업은 객관적인 가치평가 기준과 거래정보가 부족해 매매 간 가격 합의가 쉽지 않다"며 "전문 중개기관과 장기 기관투자자의 참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등 과제

모험자본 공급이 기업 성장 지원으로 이어지는 게 가장 궁극적인 목표다.

김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을 통해 본 한국 세컨더리 시장 활성화 방안'(2026년 10월) 리포트에서 "세컨더리 시장은 투자자의 회수 시점과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시간의 차이를 조정하는 모험자본 순환의 기반"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회수 경로의 제약과 보유기간 장기화에 대응해 출자자(LP) 주도 거래와 운용사(GP) 주도 거래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거래 절차, 투자자 보호, 전문 자문 역량과 장기 투자자금이 함께 갖추어질 때 세컨더리 시장은 투자자의 회수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자본시장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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