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ECM(주식자본시장) 유상증자 주관 3강 구도를 형성한 배경에는 조(兆) 단위 빅딜 수임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5년 누적 기준으로 3사의 빅딜 점유율은 74% 수준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1조원 넘는 유증 딜 2건에 3개 증권사가 모두 이름을 올려 톱3를 유지했다.
빅딜이 IB 하우스의 시장 지배력을 결정짓는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ECM 파이프라인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평가된다.
유증 점유율 NH 32%·한투 24%·KB 18%
18일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AI(인공지능) 데이터플랫폼 'THE COMPASS'에 따르면, 2026년 3분기까지 최근 5년 누적 기준 1000억 원 이상 유상증자 딜 대표 주관 1위는 NH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빅딜 크레딧은 8조7710억 원, 건수는 25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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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전체 유증 주관 크레딧 역시 3강 구도였다. 각각 NH 9조4379억 원, 한투 8조829억 원, KB 6조734억 원이다.
한편, 이 유증 수임 순위는 2021년 9월 22일~2026년 9월 22일의 클로징 딜 기준이며, 현물출자 제외분이다. 대표·공동주관사 균등 크레딧이다. 또 국내 유증 주관 실적 기준으로,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 등 해외 DR건은 제외하고 산정했다.
이에 따라 최근 5년 동안 유상증자 총 발행액은 37조2000억 원, 핵심 빅딜 유증은 57건으로 집계됐다. NH, 한투, KB 3개 증권사의 5년 빅딜 점유율은 각각 31.8%, 24.1%, 18.0%로, 합하면 73.9%에 달한다.
조(兆) 단위 빅딜 대표주관사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이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22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3조2008억 원) 유증 대표주관사는 NH, 한투, KB 3개 증권사가 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025년 7월, 2조9188억 원) 유증도 한투, NH 양사가 대표주관했다.
지난 2025년 5월에는 삼성SDI(1조6549억 원) 유증에 이들 3개 증권사를 포함해 미래에셋·신한이 합동으로 대표주관했다. 한화오션(2023년 11월, 1조4971억 원) 유증 역시 3개 대형사가 대신·신한과 대표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2024년 3월, 1조2925억 원) 딜도 대신과 빅3가 유증 대표주관을 담당했다. 지난 2021년 11월 삼성중공업(1조2825억 원) 유증 딜도 3개사와 미래에셋·신한이 대표주관을 수행했다.
롯데케미칼(2023년 1월, 1조2155억 원) 딜은 KB, NH와 함께, 삼성·하나·유안타·미래·신한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은 사례다.
올해는 한화솔루션과 SKC 유상증자 주관 여부가 증권사 간 리그테이블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솔루션(2026년 7월, 1조1713억 원) 딜은 NH투자증권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KB증권 3개사와 대신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SKC(2026년 5월, 1조1671억 원) 유증 경우에도, 이들 3곳과 함께 삼성·신한이 대표주관사에 올랐다.
올해도 전체 크레딧 순위와 빅딜 크레딧 순위가 같이 간다. 2026년 들어 9월 말까지 1000억원 이상 유증 주관사 순위는 한국투자증권(7378억 원)이 1위, 이어 KB·NH투자증권(각각 5263억 원) 순이다. 전체 크레딧 역시 한투(1조931억 원), KB(6774억 원), NH(5588억 원)의 빅3 구도다.
올 들어 유상증자 딜이 전년 대비 ‘반토막’에 그친 가운데, 대형 증권사의 상위권 구도는 견고하다. 2026년 들어 10월 12일까지 유증 조달 누적 총액은 3조9000억 원, 공모 건수는 41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7조6900억 원, 48건)보다 금액 기준 49% 줄어든 수치다.
KB, IPO도 선도…올해는 ‘대어급 상장 가뭄’에 케이뱅크가 핵심
IPO 주관도 빅딜 수임이 리그테이블을 좌우하는 경향이 강했다. 역대급 초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 딜에 참여했는지 여부가 순위를 갈랐다.최근 5년 누적 기준 IPO(스팩 제외) 공모 총액은 32조2000억 원이다. 1000억 원 이상 IPO 주관 수임 크레딧 1위는 KB증권(3조1168억 원, 11건)이다. 2위는 대신증권(2조4697억 원, 5건), 3위는 신한투자증권(2조4131억 원, 5건)이다. 5년간 빅딜 점유율은 KB증권 14.5%, 대신증권 11.5%, 신한투자증권 11.2%였다.
KB증권의 경우 유상증자는 물론 IPO에서도 대형 딜 수임을 바탕으로 업계 선두권을 지킨 것으로 풀이된다.
조(兆) 단위 IPO 딜을 보면, 공모액이 12조7500억 원에 달했던 지난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 딜이 있다. 대표주관사단에 국내 증권사 중 KB증권이 포함됐다. 공동주관사단에는 국내사 가운데 한투, NH, 그리고 대신, 신한이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페이 IPO 딜(2021년 10월, 1조5300억 원)에선 공동주관사에 대신증권이 포함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인수단이었다. 지난 2025년 1월 LG CNS IPO(1조1994억 원) 딜의 경우, 대표주관사에 국내 증권사 중 KB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대신·신한의 경우 미래·JP모간과 공동주관사를 맡았으며 NH투자증권은 인수단에 들었다.
대형 딜이 드물었던 올 들어 순위는 케이뱅크 딜 수임 여부가 결정했다. 2026년 들어 지난 3분기까지 누적된 IPO 공모총액은 1조5946억 원, 건수는 33건이다. 전체 크레딧 기준으로 IPO 주관실적 순위는 NH투자증권(3462억 원)이 1위다. 2위는 삼성증권(3342억 원)이다. 올해 3분기까지 공모액 1000억원 이상 IPO 딜은 삼성증권이 2건 모두 주관사단에 참여했으며, NH투자증권도 이 가운데 1건의 주관을 맡았다.
3위는 미래에셋증권(2066억 원)이었다. 빅딜 수임은 없지만 주관 건수에서 우위를 보이며 상위권을 형성했다. 4위와 5위는 각각 KB증권(1918억 원), 한국투자증권(1749억 원) 순이다.
올해 IPO 조달 역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주관에서 대형 딜의 영향력이 높게 나타났다. 2026년 들어 10월 12일까지 발행사의 IPO 공모 조달액은 1조7800억 원, 공모건수는 46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3조6200억 원, 66건) 대비 금액 기준 59% 감소한 수치다.
유증 빅딜 트랙레코드, IPO·회사채·M&A 후속 딜로
올해 국내 증권사의 ECM 주관 실적은 크게 위축됐다. 실제, 중복상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올 9월 말까지 코스피 입성 딜은 1건에 그치고 있다. 유상증자 역시 정정 과정 등을 거치면서 기존보다 규모가 대폭 축소되는 사례들이 나왔다. 주주보호 요구가 강화되는 기조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업 재무활동 제약 등도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증권사 ECM 리그테이블에서 빅딜 수임은 항상 중요했지만, 특히 최근들어 주관사 간 경쟁과 시장 지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다는 평이다. 주관 역량이 온전히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 A 관계자는 "대형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하면 대기업 및 우량 발행사의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트랙레코드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는 이후 IPO, 회사채, M&A 등 후속 IB 딜 수임 경쟁에서 신뢰도와 레퍼런스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A 관계자는 "대형 딜은 발행사의 대규모 자금 수요뿐만 아니라, 주관사의 잔액인수, 셀다운(재매각) 역량, 기관 배정 네트워크도 동시에 검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 B 관계자는 "빅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 자체가 시장에서 중요한 레퍼런스가 돼 이후 후속 거래 수임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중견 및 중소기업 딜소싱(투자처 발굴)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딜 커버리지 범위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내 증권사 C 관계자는 "대형 딜 수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한편, 중소형 딜 발굴을 통한 사업기반 다변화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B 관계자도 "빅딜을 통해 브랜드와 트랙레코드를 쌓고, 이를 기반으로 중견·중소기업까지 고객군과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익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증권사 D 관계자는 "빅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실적 변동성도 커지는 만큼, 중견·중소형 IPO, 프리 IPO(Pre-IPO) 단계부터 우량 기업을 발굴해 파이프라인을 넓히는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증권업계 E 관계자는 “대형 딜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대형 인수금융과 글로벌 신디케이션을 소화하는 앵커 빅딜 수임력과 함께, 고성장 중견·혁신기업을 선제 발굴하는 밀착형 딜 메이킹을 병행하는 게 핵심 실력이 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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