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 현장 설명회에 중견 건설사들은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신반포4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당시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들과 금호건설, 진흥기업 같은 중견사가 참석했다. 다만 실제 입찰에는 삼성물산만 응해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우수한 입지와 대규모 재건축 계획에 ‘알짜 사업’으로 평가받았음에도 중견사는 끝내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서울 정비사업은 건설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다. 비수도권에 비해 주택 수요가 안정적이고 정비사업을 통해 랜드마크 단지를 조성하면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유리하다.
직방 김은선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건설 경기가 좋지 못해 중견건설사들이 사업에 관심이 있어도 수주에 참여할 여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2월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최종 시공사로 포스코이앤씨가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시공능력평가 7위인 포스코이앤씨와 32위인 두산건설 간 경쟁으로 관심을 끈 바 있다. 양 사 규모 차이에도 두산건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 두산건설은 3.3㎡당 635만원이라는 낮은 공사비를 제시했고 착공 이후에도 공사비를 고정해 물가 상승에 따른 조합원의 추가 부담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3.3㎡당 698만원, 공사 기간 59개월을 제안했고 특화 설계와 함께 ‘더샵’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
중견 건설사들도 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규 주거 브랜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 반도건설은 각각 ‘에피트(EFETE)’, ‘카이브 유보라’라는 새로운 주거 브랜드를 출시하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금호건설도 이미 기존에 ‘어울림’과 ‘리첸시아’ 브랜드를 선보였던 바 있다. 금호건설이 지난해 공개한 ‘아테라’는 ‘예술(ART)’과 ‘대지(TERRA)’ 그리고 ‘시대(ERA)’를 조합한 단어로, 삶의 공간인 집을 ‘대지 위의 예술’로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 ‘브랜드’가 지니는 힘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단지 내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 역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각 브랜드만의 개성과 분위기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을 공개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결국 중견사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대형사와 다른 차별화된 점을 시장에 보이려면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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