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 모빌리티쇼'가 그 출발점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 대표인 조영철·이동욱 사장, HD현대건설기계 최철곤 사장, HD현대인프라코어 오승현 사장 등 HD현대그룹 건설기계 3사 대표가 참석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통합개발부문장인 김승한 전무도 배석했다. 발표장에서는 일선 현장에서 제품 기획과 디자인을 담당한 HD현대사이트솔루션 김경태 책임과 서은숙 책임이 상세한 설명을 담당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날 세계 최초로 차세대 신모델 굴착기를 공개했다. 양사는 각각 40톤(t)급 'HYUNDAI(이하 HX400)' 굴착기와 24톤급 'DEVELON(이하 DX240)' 굴착기를 들고나왔다.
두 제품은 양사가 글로벌 톱티어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공동' 개발한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양사가 매년 신제품을 내놓기는 했지만, 올해 제품이 유독 특별한 건 두 회사의 공용 플랫폼 및 스마트 첨간 기술이 모두 적용된 '첫 시리즈'라는 점에서다.
그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HD현대 그룹 내 같은 건설기계 계열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쟁 구도를 보여왔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옛 두산인프라코어다. 양사의 사업 영역은 비슷하나 HD현대인프라코어는 엔진 사업을 추가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규모는 HD현대인프라코어 4조원, HD현대건설기계 3조원 정도다.
양사 주력 시장도 해외로 비슷하다. 내수 비중은 HD현대인프라코어 10%, HD현대건설기계 7%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신흥시장, 북미, 유럽, 중국 등에서 벌어들인다.

이번 신모델은 전자제어유압시스템(FEH) 등 첨단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굴착기다. 작업 효율과 작업장 내 안전성, 장비 가능 시간을 높였다. 생산 효율성과 장비 내구성,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기존 대비 고도화된 성능을 자랑한다.
단순한 물리적, 기계적 연결이 아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통해 낭비되는 동작을 제어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연료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HX400은 기존 제품 대비 생산성 23%, 연비율 32%가 향상됐으며, DX240은 생산성 15%, 연비율 24%가 높아졌다.
신형 엔진도 탑재됐다. 오승현 사장은 "디벨론에는 HD현대인프라코어가 개발한 엔진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차세대 신모델 2종에는 현대 브랜드를 단 자체 신형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차세대 신모델 엔진은 HD현대인프라코어, 유압실린더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 자체 기술로 제작한 부품을 적용해 유지보수를 원활하게 하고, 안정성을 높였다는 얘기다.
특히 이번 신모델에는 공용 플랫폼이 사용됐다. 김승한 전무는 "플랫폼 공용화를 통해 제품 개발 측면에서 설계 컨셉의 일관성을 가지며, 확장 용이성을 추구할 수 있다"며 "품질 측면에서는 품질 관리 효율화, 생산 측면에선 생산 거점 자유도가 확장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부품과 유통센터 간 연계성 강화를 통해 서비스 부품 수급 용이성도 확장될 것"이며 "고객사에는 장비 다운 타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품 공급이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HX400와 DX240는 다음 달 공식 출시된다. 오는 7월 유럽에 선보이며, 오는 2026년 4월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신제품 가격의 경우 어떤 조합으로 구성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순 없었다. 다만 최철곤 사장은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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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X400와 DX240는 연비도 뛰어나다. FEH 적용으로 1년에 약 1500시간을 가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HX400 535만원, DX240 323만원 절감할 수 있다.
두 제품 모두 아직 출시 전이지만 고객사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철곤 사장은 "다음 달 20일 스마트 팩토리가 완공된다"며 "현재 차세대 신제품 사전 예약 주문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 시기에 전달식을 하려고 했는데, 고객이 너무 많아서 순번을 가리는 중"이라고 답했다.
스마트 팩토리는 HD현대건설기계 울산공장으로, 지난 2023년 7월 2000억원을 투자해 노후화한 생산설비 고도화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가 의미하는 바는 신모델 소개에서 그치지 않는다. '양사 통합'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이동욱 사장은 "2021년부터 HD현대 건설기계 3사 체재가 됐다"며 "처음에는 3사가 시너지를 창출해 보자며 신모델 개발을 시작했다"고 운을 띄었다.
이 사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실질적으로 비용 절감이나, 우리가 꿈꾸는 건 HD현대 건설기계 제품을 (글로벌) 탑라인으로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차세대 모델 개발이 3사 통합 체재에 있어 가장 큰 시너지"이며 "그간 연구개발(R&D) 역량에 집중해 차별화한 기술을 개발했으며, 건설 작업 환경에 최적화한 성능을 구현하는 장비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이번 신모델 2종을 시작으로 25톤, 30톤, 35톤 세 가지 모델을 추가 출시해 올해 총 5개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내년부터 5개 제품 전부를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공략하는 곳은 선진시장이다. 오는 2027년까지 차세대 신모델을 지속 개발해, 현재 굴착기에 제한한 제품 범위를 휠로더 등으로 더 넓히고 신흥시장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2030년까지 누적 수출 45만대, 해외 누적 매출 70조원, 연 12.5% 성장률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이를 통해 향후 2, 3년 내 건설기계 부문 글로벌 점유율을 2~3%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 사장은 "1%이면 1조원 정도인데 중국 시장 부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건설기계 순위가 양사 합산 11위 정도인데, 우리는 5위까지 올라가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브랜드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닌, 제품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첫 출발선이 이번 차세대 신제품 출시"라고 전했다.
조 사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작년 여름 우크라이나 현지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여러 가지 영업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며 "다만 복구 사업이라는 게 딜러가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정책적인 자금 지원에 따라 진행되는 게 있기 때문에 각종 정부 기관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복구 사업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기대를 갖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며 "시장 자체로만 보면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HD현대건설기계는 현재 러시아에 지속해서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HD현대 건설기계는 이번 모빌리티 쇼에서 미래 고객 확보에도 나선다. 사내벤처를 통해 유아용 건설기계 장난감 데구르르(Dgrr) 체험 공간을 별도 만들었다.
무인 건설기계 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오는 2030년 레벨 4에 해당하는 건설기계 자동화 장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건설기계 무인화 단계를 1~5까지 나눌 때, HX400과 DX240은 레벨 2.5에 해당한다. 레벨 2는 난이도가 있는 표면이나 경사지 고르기 작업 등을 자동화할 수 있다. 레벨 3은 복잡한 도랑파기나 석축 쌓기를 자동으로 할 수 있는데, 레벨 2.5는 이 두 단계 사이라고 보면 된다. 레벨 5까지 되면 사람의 개입 없이 작업 현장 전체가 자동화된 상태를 말한다.
이 사장은 "굴착기는 7개 관절이 있는 로봇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되면서 건설기계 부문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인 캐치프레이즈로 '어제 굴착기 면허를 딴 사람이 10년 일한 사람처럼 일하게 하자'를 삼고 있는데, 인력 부족 문제와 제한된 작업 시간,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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