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40.97%다. 최윤범닫기최윤범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우호지분은 34% 가량으로 추정된다. MBK·영풍이 6~7%포인트 가량 앞서 있다. 다만 MBK·영풍은 의결권주식 기준 지분율이 46.7%로 과반을 차지하지 못했다. 원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이다. 최 회장도 지분 절반 가량은 우군으로 분류되는 한화·현대차·LG화학·트라피구라·모건스탠리·조선내화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실제 주총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 확신하기 어렵다.
우선 고려아연 임시주총에 상정된 주요 안건부터 살펴보면 ▲집중투표제 ▲이사수 제한(19명) ▲이사후보 추천 등 세 가지다.
이번 고려아연의 경우 집중투표제 도입을 찬성한다면 지분율이 밀리고 있는 최윤범 회장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안건에 대해서는 단일 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최대 3%로 제한된다. 다양한 기업·기관으로 지분이 나뉜 최 회장 측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사수 제한도 최 회장 측이 상정한 안건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2명으로 구성됐다. 기타비상무이사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하면 나머지 11명은 최 회장 측 인사다. 19명으로 제한된다면 7명의 새로운 이사를 뽑게 된다. 당장 이번 임시주총에서 MBK·영풍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대한 해외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어떨까. ISS는 MBK·영풍 손을 들어줬다. 집중투표제를 반대하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모든 이사후보에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글래스루이스는 최 회장에 찬성 의견을 냈다. 집중투표제 도입을 찬성하고 MBK·영풍이 내놓은 후보를 반대한 것이다. ISS는 소액주주를 위한 집중투표제가 고려아연의 경우 "의도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래스루이스는 "고려아연의 재무·경영 성과는 최윤범 회장의 리더십을 비롯해 동종 업계 대비 상당히 양호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처럼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더욱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MBK·영풍이 이번에 이사회를 장악하더라도 분쟁에 의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질지 의구심이 나온다. 고려아연 직원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고려아연 최고기술책임자 이제중 부회장과 핵심 기술진은 성명서를 내고 "MBK·영풍의 적대적 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MBK·영풍 측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 노동조합도 최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과 간담회를 갖고 '적대적 M&A'에 대한 연대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고 17일 밝혔다. 문병국 고려아연 노조위원장은 "MBK가 고려아연을 강탈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해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저지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일터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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