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부동산대출이 가계대출 폭증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부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정책대출 규제 및 한도 축소 등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정무위원회·국토위원회 의원들은 지난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갑작스러운 대출 규제로 많은 국민이 혼란에 빠졌다”면서 “정부가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라는 피해자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기금 관리 실패를 인정하고 예고 없는 디딤돌 대출 규제 즉각 철회, 기금 운용 방안을 재검토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며 “정책대출을 줄이지 않겠다던 국토부는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박 장관은 또 "지역별, 대상자별, 주택유형별 주택시장 상황이 서로 다른 점을 고려해 비수도권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포함한 맞춤형 개선 방안을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하겠다"고도 말했다.
이어 "현재 대출이 신청된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추후 보완 방안을 시행할 때 국민 불편이 없게 사전에 충분히 안내해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정부는 유예 기간을 두되, 수도권 디딤돌대출 신청자의 대출 가능 금액은 수 천 만원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딤돌대출로 수요자가 몰린 것은 보금자리론과 시중은행 대출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와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 소득 요건 완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런 정책대출들의 대두와 가계대출 폭증이 결국 정부의 정책 시행 결과라는 점이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정부는 출범 이후 ▲특례보금자리론 및 신생아특례대출 출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규제 완화 등 가계대출을 유도하는 정책들을 잇따라 내놨는데, 그 결과 국내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2023년 2분기 14.1%, 3분기 17.3%, 4분기 15.2%씩 불어나며 눈덩이처럼 커졌다. 상반기 기준 한국은행이 추산한 국내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92조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2년 전보다 약 200조원 이상 급증한 수치다.
올해 8월에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5개월 연속 상승해 집값 급등기인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 폭(9조 3000억원)으로 뛰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역대급 저금리 영향으로 집값이 치솟던 지난 2021년 7월(9조 7000억원) 이후 최대폭이자 역대로는 9번째 증가폭이다.
이미 지난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부동산 규제 완화는 금융불안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금융불균형 해소를 지연시켜 중장기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해당 리스크 요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를 보낸 바 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두가 가계부채를 걱정할 때 빚내서 집 사라 부추긴 것은 윤석열 정부”라며, “정부의 말을 믿고 집을 사니 손바닥 뒤집듯 금리를 인상하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건설과 부동산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국내의 기형적인 경제구조가 작금의 경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특히 가계대출 문제의 경우 저번 정부에서부터 이어진 실책이 이번 정부까지 이어졌는데, 코로나19발 위기라는 특수성이라도 있었던 전 정부와는 달리 이번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한 부동산 및 가계대출 급증은 세계 흐름에도 역행하는 명백한 정부의 실책”이라고 꼬집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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