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공배달앱 ‘땡겨요’를 통해 자체 배달서비스 ‘땡배달’을 이달 30일부터 서울 중구에 시범 도입한다. 자체배달은 배달앱 운영사가 소비자-가맹점-배달을 통합 관리해 라이더 신속 매칭부터 배달 동선, 음식 전달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땡배달’은 운영사인 신한은행이 배달대행사 바로고와 협업해 운영한다.
자체배달 서비스뿐만 아니라 ‘땡겨요’만의 혜택도 다양하다. 배달 중개수수료 2%, 가맹점 정산 수수료 0원, 입점비와 광고비가 없는 것 등이다. 실시간 매출 정산, 지역화폐 구입·결제 이용 금액 1.5% 적립 등도 가능하다. 2022년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 동네 배달앱’이라는 슬로건 아래 출시한 만큼 ‘상생’과 ‘혜택’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말 상생협의체를 통해 나온 상생안에 따라 매출 상위 35%일 경우 7.8%, 35% 초과~50%까지는 6.8%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배달비도 차등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배달앱 시장에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땡겨요’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지급하는 민생지원금이 민간배달앱이 아닌 공공배달앱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은 배달앱의 경우 온라인 결제가 제한됐다. 하지만 주문 뒤 배달기사가 왔을 때 직접 현장결제하는 것은 가능했다. 이 때문에 당시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이 큰 수혜를 봤다.
땡겨요는 올해로 출시 3년차를 맞았다. 공공배달앱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그나마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배달시장은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 3사가 다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3사의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과 겨루기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1~5월 땡겨요의 누적 매출은 25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48억 원)보다 69% 증가했다. 서울 내 땡겨요 가맹점은 5월 기준 4만6760개로, 지난해 12월(4만3800곳) 대비 2960개 많다. 누적 가입자는 500만 명에 달한다. 지난 3월엔 서울시의 ‘서울배달+’ 단독 운영사로 선정되는 등 서울, 인천 등 9개 광역자치단체와 천안, 춘천 등 25개 기초자치단체와도 공공배달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업주는 “땡겨요 비중이 15%까지 올라갔다”며 “쿠폰이 좋아서 더 싸게 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요기요보다 땡겨요가 더 많이 들어온다”면서 최근 ‘땡겨요’를 통한 주문 수가 높아지고 있음을 전했다.
하지만 ‘땡겨요’의 한계도 명확했다. 이제 출범 3년 차인 만큼 시스템의 한계가 컸다. 업계 ‘베테랑’인 배민 및 쿠팡이츠와 달리 가맹점주, 소비자 등과의 소통창구가 부족한 데다 입점업체 수도 아직은 많지 않은 편이다.
한 업주는 “땡겨요는 쿠폰 주고 지역화폐 쓸 수 있어서 체감상 좀 더 싼데, 그렇다 한들 입점 식당이 있어야 주문이 들어올 게 아니냐”면서 “입점 식당이 너무 적다”고 했다. 또 다른 업주는 “땡배달 공지 날라온 거 보니 배민1, 쿠팡이랑 별반 다를 바 없다”며 “점점 사장들이 설 곳을 잃어간다”고 토로했다. “‘땡겨요’ 가입하려고 해도 담당자가 전화를 안 받는다”면서 불만을 터뜨린 업주도 있다.
한정훈 서울시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이번 ‘땡배달’ 도입을 통해 공공배달앱이 배달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독과점 구조의 배달앱 시장에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공배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시민 홍보와 가맹점 참여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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