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아직 서비스 적용을 검토하 단계로 정식 출시와 개발 현황 등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자칫 경쟁에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AI 에이전트 관련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개발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영섭 KT 대표는 ‘AICT 컴퍼니’ 도약을 위해 AI 중심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AI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AI2X랩과 AI 테크랩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오성식 상무 영입도 AI 사업 속도는 물론 AI 에이전트 서비스 출시를 본격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KT는 현재 통화 녹음 등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쟁사인 SKT와 LG유플이 이미 자체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출시가 임박한 것을 고려하면 너무 뒤늦게 경쟁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해 약 20조원 수준의 AI 에이전트 시장은 2030년 약 65조원 규모로 연평균 26%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통신사들도 올해 본격적인 자체 AI 에이전트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거나 신규 서비스 출시로 고객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검색 기능 등을 더 강화하는 등 B2C 서비스 영역으로 더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SKT는 2022년 국내 통신 업계 최초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공개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올해는 에이닷의 검색과 일상 편의 기능 등을 대폭 강화하고, 퍼플렉시티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업하는 등 연내 글로벌 출시도 계획 중이다.
LG유플은 오는 10월 자체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선보인다. 익시오는 AI 기반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에이닷에서 서비스하는 아이폰 통화녹음을 비롯해 요약, 전화 대신받기, 보이는 전화,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을 지원한다. 이 중 전화 대신 받기와 보이는 전화는 에이닷에서도 없던 차별화된 기능으로 이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SKT 에이닷에 LG유플의 익시오까지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하고 있지만 KT의 AI 에이전트 출시는 알려진 바와 같이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그동안 업계에서 KT의 AI 청사진이 통신 3사 중 비교적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아쉬운 대목이다.
통신 3사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 등 중심의 R&D(연구개발) 비용은 SKT(약 1901억), KT(약 1043억원), LG유플(약 69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KT는 2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R&D 비용은 전년 대비 약 1.1% 감소했다. SKT와 LG유플이 각각 같은 기간 9.8%, 21.3% 확대한 모습이지만, KT만 유일하게 투자 규모가 줄었다. 상반기 전체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도 0.79%로 제일 낮았다.
KT가 지난해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조직개편과 경영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AI 등 자칫 미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KT는 “현재 구축한 설비 등 인프라가 향후 AI 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며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위한 설비투자비용(CAPEX) 지출이 통신 3사 중 가장 많다”면서도 “AI 에인전트 서비스도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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