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9158억 원으로,전년(9155억 원)과 대동소이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3억 원으로, 25억 원 손실을 기록한 전년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은 400억 원으로, 전년(211억 원)의 2배 가까이 불렸다.
반면, 작년에는 부동산 때문에 휘청였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업황이 부진하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일어났다. 코람코자산신탁도 이에 따른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 민사소송 패소로 기타영업비용이 383억 원 발생했다. 코람코자산신탁 영업이익은 전년(906억 원) 대비 96.9% 감소한 28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부동산이 회사를 들었다 놨다 하는 상황이다.
LF는 지난 2007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설립된 회사다. 당시 구본걸 LF 회장이 LG상사 패션사업 부문을 들고 나왔다. 구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차남이자 고 구자승 LG상사 사장의 장남이다. 그는 인수합병(M&A) 승부사로서 LF를 패션에 국한시키지 않고 부동산금융, 식품, 방송, 이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계열 분리 당시 7380억 원 수준이던 LF의 매출은 지난해 1조9007억 원으로, 2.6배 불어났다.
실제 코람코자산신탁 영업이익은 2020년 270억 원에서 2021년 428억 원, 2022년 906억 원으로 매년 2배 안팎 뛰었다. 그러다 지난해엔 28억 원으로 수직 낙하했다. 이 기간 LF의 영업이익도 2020년 771억 원에서 2021년 1589억 원, 2022년 1852억 원으로 치솟다가 2023년 574억 원으로 고꾸라졌다.
부동산의 존재감은 LF 상반기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우선 LF 핵심 사업인 패션 매출은 7145억 원으로, 전년(7336억 원) 대비 2.6% 빠졌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패션사업이 주춤했다. 반면 금융사업은 코람코자산신탁을 비롯한 리츠 사업 호조로 매출이 65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503억 원)보다 29.2% 올랐다. 식품사업도 지난해 면 제조업체인 한스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상반기 실적에 반영됐다. 식품사업 매출이 1850억 원으로, 전년(1805억 원)에 이어 성장세를 유지한 것이다.
이익면에선 부동산금융의 역할이 더욱 컸다. 상반기 부동산금융사업 영업이익은 181억 원으로, 전년(-256억 원) 손실을 단숨에 흑자로 돌려놨다. 코람코자산신탁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 부동산 펀드 매각 보수가 증가했고, 지난해 2분기 발생한 소송비가 기저효과로 작용한 영향이다.
LF가 의도한 사업 다각화로 가는 과정이라기엔, 하나의 사업에 너무 휘둘리는 모양새다.
단적으로 LF 전체 매출에서 부동산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10%대에 불과하다. LF의 부동산 의존도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의식한 듯, LF는 본업인 패션에서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메가 브랜드인 헤지스는 해외로 사업을 넓히고,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기존 신발류에서 패딩으로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수입 브랜드 닥스는 브랜드 창립 130주년을 맞아 골프 마케팅이 한창이다. 그 외 캐주얼 브랜드인 던스트, 비건 브랜드 아떼, 럭셔리 브랜드 빠투와 포르테포르테 등 신규 브랜드 육성에도 힘을 주고 있다. LF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만 30여 개가 넘는다.
LF는 최근 IR 보고서에서 “패션은 고금리와 고물가 현상이 지속, 내수 의류 시장이 부진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은 코람코운용의 펀드 매각 보수가 증가하는 한편 전년 2분기 코람코신탁 소송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가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금리 인하로 업황 회복이 이어지면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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