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패션 기업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LF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액이 1조9500억원대로 자본시장법상 여성 이사 선임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LF는 기재부, 산업부 등 관료 출신들 인사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억원 전 기재부 1차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기재부 경제정책국 국장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 등을 역임한 경제관료다. 앞서 LF는 지난 2022년에도 김재홍 전 산업부 제1차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김 사외이사는 산업부, 지식경제부, 코트라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했다.
다만, LF 전체 사업에서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여전히 70%를 넘는다.
특히 지난해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77.4%에 이르렀다. 생활문화기업으로 탈바꿈했다고 해도 LF 핵심 사업은 아직 패션이다. 패션 사업은 여성 특유 인사이트와 감각을 필요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은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만큼 여성 시각이나 주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다시 6명(27.3%)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F 여성 임원 비율은 국내 상장법인 평균 5.2%(2021년 여성가족부 통계기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LF는 트렌드 변화에 맞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환경적 측면에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이나 재활용 나일론으로 원단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옷 샘플을 만들지 않아도 가상으로 품평회를 할 수 있는 3D 기술도 도입했다. 동물 보호를 위해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를 론칭하거나 유기견 보호, 여성 근로자 고용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2015년 업계 최초 대표이사 성과보상위원회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주주총회에 상정될 이사 보수 한도와 주요 임원의 성과급 규모를 자체적으로 심의해 직접 결정하도록 하는 책임경영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21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신설했다.
이처럼 사내 여성 인력이 풍부하고 ESG에도 적극 투자하며 선진 경영체제를 도입한 회사가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에는 여성 이사를 단 한 명도 두지 않았다. 물론 법적으로 여성 이사가 없는 게 문제가 되는 상황은 아니다. 이사회 여성 이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2조가 넘는 상장회사에 한하기 때문이다.
LF의 경우 지난해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1조9548억원으로, 2조에는 미치지 못했다.
LF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자산총액 2조가 넘으면 이사회 내 여성 임원을 당연히 선임해야 한다”라며 “여성 이사 선임 관련해서는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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