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PB제품을 상단에 노출했다고 보고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제재 여부 결과는 13일 발표된다. 앞서 공정위는 쿠팡이 사전 고지한 랭킹 산정 기준과 무관하게 PB상품을 상단에 노출한 것이 소비자 기만을 통한 부당한 고객 유인행위라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대형마트 인기 PB상품은 매출이 최대 4배 오르는 ‘골든존’ 매대에 진열한다. 쿠팡은 PB상품 매출 비중이 30%인 대형마트는 놔두고 매출 비중 5% 차지하는 쿠팡 PB만 이중잣대로 규제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공정위와 쿠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가운데 유통업계 PB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쿠팡 제재수준에 따라 업계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고물가로 ‘가성비’ PB상품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시장에 대한 규제가 이뤄진다면 이는 소비자한테 미칠 영향도 크다.
쿠팡에 따르면 PB협력사 중 90%가 중소제조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소제조사가 550곳을 돌파했고, 전년보다 약 20% 증가했다. 2019년 말 160여 곳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났다. 중소업체가 PB제조를 통한 성장률(2022년 기준)은 29%에 달한다. 전국 소상공인 매출 성장률 12%와 쿠팡 전체 매출 성장률인 26%를 웃돈다.
실제로 쿠팡에 PB상품을 납품하며 파산 위기를 극복한 중소제조사도 있다. 부산 ‘등푸른식품’이란 업체는 쿠팡 입점 첫해인 2019년 매출 3억원에서 지난해 86억원으로 29배 성장했다. 곰곰 갈비탕과 부대찌개 등 제품 10종을 납품하는 경기도 김포시 즉석식품 업체 ‘초원식품’의 매출은 최근 4년 동안 11억원에서 67억원으로 올랐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점점 성장해나가는 PB시장이 위축되지 않을까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PB시장은 이제 성장하는 단계로 주요 선진국보다 아직 매출 비중이 적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유통시장에서의 PB 매출 비중은 3%다. 조사 대상 50개국 중 43위에 그쳤다. 스위스(52%), 영국(46%), 독일(37%), 미국(17%) 등 주요 선진국에 보다 확연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유통업계와 만나 물가 안정을 위해 PB상품 등 대체상품 발굴에 힘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쿠팡은 PB상품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식품, 뷰티, 패션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PB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품 경쟁력을 갖춘 중소 제조사들이 매출을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게 돕는 한편,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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