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1분기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62억원(1억677만달러) 61% 감소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다만 매출 면에서는 쿠팡이 여전히 앞선다.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매출액은 7조2067억원으로 1% 소폭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해 1분기부터 5개분기 연속으로 이마트 매출을 추월했다. 양사의 매출 차이는 2억 2438억원이다. 쿠팡은 이번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내며 유통업계 경쟁구도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쇼핑)를 굳히는 모습이다.
◆쿠팡, 진격의 'C-커머스'에 깜짝
전통 유통강자 이마트도 제친 쿠팡이었지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공세에는 당해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거대한 자본을 토대로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C-커머스가 빠른 배송보다 저렴한 가격 경쟁력이 더 크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다.C-커머스의 존재감은 급격히 커졌다. 유해물질, 배송·환불 서비스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저렴하다는 이유로 C-커머스를 이용하는 회원 수는 대폭 확대됐다.
특히 알리와 테무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는 올해 1분기 단숨에 확대됐다. 지난 3월 C-커머스 국내 이용자 수는 40% 넘게 급증했다. 알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887만1000명, 테무는 829만6000명이다. 같은기간 3086만명으로 1위를 차지한 쿠팡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다른 국내 이커머스를 제치고 2위와 3위가 각각 알리, 테무라는 점을 고려하면 꽤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된다.
이에 쿠팡도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보다 2배 가량 더 큰 규모의 투자비용이다. 뿐만 아니라 충성회원을 확보하기 위한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OTT서비스 ‘쿠팡플레이’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은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영향도 컸지만, C-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한 쿠팡의 ‘쩐의 전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막을 순 없었다.
비용 투자로 출혈이 클 수 밖에 없던 쿠팡입장에선 와우멤버십 월회비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지난 4월 ‘와우멤버십’ 비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약 60% 가량 인상률이다.
쿠팡은 지난해 무료 로켓배송을 포함한 각종 무료 서비스와 상품 할인,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을 통해 약 4조원(30억달러) 가량의 비용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매년 그 이상의 절약혜택이 와우회원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범석닫기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쿠팡 의장은 1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2024년에는 멤버십 혜택을 더욱 확대해 고객에게 40억 달러(5조5000억원) 이상의 와우 관련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바닥 찍고 상승곡선
이마트는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과 상황이 다르긴 하다. 다만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며 한차례 바닥을 찍었던 터라 올해 첫 성적표는 모두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희망퇴직, 수익성 개선작업 등이 일부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효과가 컸다. 이마트 올해 1분기 전략은 오프라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이었다. 고객이 꼭 필요한 상품을 상시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는 ‘가격파격 선언’을 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직소싱과 대량 매입, 제조업체와 협업 등 이마트가 다년간 쌓아온 유통 노하우를 총동원해 50여 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인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는 고객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 가운데 30개 안팎의 주요 상품을 이마트에브리데이와 공동으로 판매하며 통합 시너지와 고객 혜택 극대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이마트 방문 고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만 명(2.7%) 늘어났다.
SCK컴퍼니, 신세계프라퍼티, 조선호텔앤드리조트 등 연결 자회사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다만 이커머스 사업을 전개하는 SSG닷컴과 G마켓, 편의점 이마트24, 신세계건설 등이 아쉽다. SSG닷컴과 G마켓은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고, 이마트24와 신세계건설의 적자폭은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6월 말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통합을 통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이번 실적개선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이 다수 유입됐지만 고객 증가 대비 매출 개선 폭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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