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호정 씨는 이달 1일부터 그룹 식음료(F&B) 계열사이자 전통차 브랜드인 오설록에 출근했다.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창업주 고(故) 서성환 회장이 제주도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면서 시작된 브랜드다. 당시 서성환 창업주는 녹차를 우리나라 고유의 차로 키워내기 위해 오설록을 만들었다.
오설록은 전통차를 소개하는 티뮤지엄과 전용매장인 티하우스, 백화점에 입점한 형태의 티샵 그리고 면세점 등 4개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티하우스 북촌은 1960년대 양옥을 개조한 곳으로, 한옥의 우아함과 현대 건축물의 미학을 동시에 담았다. 나아가 아모레퍼시픽은 오설록과 자사 럭셔리 화장품 라인인 설화수를 결합한 리브랜딩도 선보였다.
오설록은 현재 전국 29개 지점(제주 티뮤지엄 1개, 티하우스 7개, 면세점 2개, 티샵 19개)을 두고 있다. 특히 제주도 서귀포에는 오설록 티팩토리를 구축했는데, 대지면적만 2만3000㎡(약 7100평)에 이른다. 오설록 전용 녹차 재배부터 가공, 제품 출하를 원스톱(One-Stop)으로 진행한다. 이곳에선 연간 646톤(t)의 녹차가 제조되며, 8600만 개의 제품이 생산된다. 오설록은 지난해 연 매출 937억 원을 기록, 전년(839억 원) 대비 11.7% 성장했다.
1995년생인 서호정 씨는 지난 2018년 미국 코넬대학교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졸업 후 7년간 별다른 사회활동을 하지 않았다. 회사 경영이나 대외 활동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서호정 씨는 오설록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부서는 오설록 PD(Product Development)로, 녹차 원료를 활용한 제품 기획이나 마케팅 등을 담당한다.
서호정 씨의 행보는 언니 서민정 씨와 같은 듯 다르다. 서민정 씨는 1991년생으로, 서호정 씨와 같은 대학인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아버지 서경배 회장도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서민정 씨는 이후 2016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재직하다 이듬해 1월 아모레퍼시픽으로 입사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퇴사, 중국 유학길에 올랐다. 서민정 씨는 중국 징둥닷컴에서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서경배 회장은 지난 2023년 5월 차녀 서호정 씨에게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 보통주 67만2000주와 우선주 172만8000주를 증여했다. 공교롭게도 서민정 씨가 휴직에 들어가기 두 달 전으로,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자매 승계 구도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분구조를 보면 아버지 서경배 회장이 최대주주로 48.66%를 보유 중이다. 이어 장녀 서민정 씨가 2.75%, 차녀 서호정 씨가 2.55% 지분을 갖고 있다. 두 자매의 지분율 차는 0.2%포인트에 불과하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서호정 씨 전공이 호텔전공학과로, 식음료 사업과 연계가 되는 만큼 오설록과도 접점이 있다고 본다”며 “회장님이 젊으시고 대외 행보에서도 건재한 만큼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언급은 시기상조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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