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오는 29일 함 부회장과 하나은행 등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선고한다.
함 회장은 금융당국을 상대로 징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해 2022년 3월 1심에서 패소했고 곧바로 항소했다. 손태승 전 회장의 경우 비슷한 소송에서 승소 사례를 남긴 바 있다. 함 회장과 같은 사안으로 징계를 받았던 손 전 회장은 1심과 2심에 이어 2022년 1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손 회장 1심 재판부는 현행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이 아닌 ‘준수 의무’ 위반을 이유로 금융회사나 그 임직원에 대해 제재 조치를 가할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금감원이 법리를 오해해 법령상 허용된 범위를 벗어나 처분 사유를 구성한 탓에 대부분의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게 됐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2심 재판부도 “우리은행이 집합투자상품위탁판매업무지침 등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 법정사항을 포함시켰고,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이 없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내부통제기준 자체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사유로 제재할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다만 1심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의 '내부통제기준 설정·운영기준'을 내부통제기준의 실효성 판단기준으로 인정하지 않은 반면 2심에서는 실효성 판단기준으로 인정했다.
반면 함 회장의 경우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며 패소 판결을 받았다. 함 회장 사건을 담당한 1심 재판부는 함 회장 등 경영진이 준법감시인 제도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거나 일부 내규는 실효성이 없는 상태로 방치하는 등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부통제기준 설정·운영기준을 위반해 해당 내부통제기준이 실효성이 없게 되는 경우에도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제24조에서 ‘금융회사는 법령 준수, 건전 경영, 주주·이해관계자 보호를 위해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 제19조에서는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분장·조직구조, 업무수행 때 준수해야 할 절차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DLF나 채용 관련 재판이 당장 함 회장의 임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이번에 DLF 2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함 회장이나 금융당국이 상고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법정 공방은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용 관련 재판 역시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는 1~2년 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2022년 3월 취임한 함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함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내년 1월 전후로 진행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판단하게 된다.
한아란 한국금융신문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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