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지난해 8조 105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고도 단기 연결 순손실 1조4971억원을 냈다. 카카오톡 개편에 따라 본업인 플랫폼 부문은 매출은 유의미한 성장세를 냈으나 기타비용이 크게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는 영업권 손상으로 1조 3384억원, PPA 무형자산 손상차손으로 2703억원을 기타비용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기타비용이 크게 늘면서 총 1조 989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보수적인 전망에 기반해 과거 인수합병으로 인수한 자산을 재평가해 가치를 조정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회사는 하반기부터 다소 느슨했던 투자 프로세스를 재점검하는 차원에 재평가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타파스와 멜론, 영상 제작 스튜디오에서 영업권 손상 차손이 8892억원 발생했다. 인수 시점과 비교해 영업 환경이 변화했고, 글로벌 사업 진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은 감안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주가 하락분을 고려해 2547억원을 근본 손상에 반영됐다.
최혜령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의 경쟁력이나 사업 전망, 회사 전략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손상 가능성은 엔터와 게임 사업 성과에 달려 있지만 대규모 손상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부연했다.
매출과 비용 역시도 보수적인 회계 정책을 적용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선물하기 수익 인식 시점을 결제 시점이 아닌 사용 시점으로 변경했다. 선물하기와 메이커스 사업에서 총매출로 인식하던 매출 중 일부 상품을 순매출로 인식할 것인지에 관한 여부도 검토 중이다. 회계 인식 기준에 따른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분식 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작년 한 해 동안 3000억원 가량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중 회사의 분식 회계 의혹 관련 감리 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적 발표는 최혜령 CFO가 카카오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진행된 것이다. 최 CFO는 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가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되고,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 전 CFO가 법인 카드로 1억 원어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다가 정직 징계를 받는 등 재무 사령탑 자리가 공석 나면서 지난해 11월 영입된 인물이다.
최 CFO는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 출신으로, 인수합병과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오랜 기간 역량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상장과 SK텔레콤의 인적 분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업무 등을 주도해 왔다.
최 CFO는 혼란한 시기 중책에 앉은 만큼, 합류 이후 강도 높은 내부 통제 의지를 비쳐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리 규정 차원에서 재무 그룹 직책자에게 ‘청렴서약서’를 받고, 주요 증권사에 카카오와 미팅을 원할 경우 희망 날짜와 내용, 참석자 등을 사전 고지해달라는 협조문도 보냈다.
최 CFO는 오는 4~5월 중 새로운 경영진의 미래 사업전략과 에쿼티 스토리를 정리해 투자자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최 CFO는 “CFO라는 중책이 개인적으로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쉽지 않은 시기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카카오 주주의 선량한 관리자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주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nbjesus@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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