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달 안으로 중고차 사업 진출을 공식 발표한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당분간 중고차 사업을 제한적인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지난 10년간 대기업의 진출을 막는 바람에 매매대수 기준으로 90% 가량이 소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정부는 자본을 앞세운 현대차·기아가 영세상인들의 '골목상목' 침해를 우려해 사업 확장에 제한을 걸었다. 양사는 2025년 점유율 7%를 넘지 않을 계획이다. 취급하는 상품도 5년·10만km 자사 인증중고차만 대상으로 한다.
점유율 7%는 현재 중고차 1위 사업자 케이카의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케이카는 지난해 매출 2조17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 영업이익률은 2.3%를 기록했다. 작년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이 200조원을 넘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기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기존 신차 판매업과 시너지 때문이다. 중고차를 직접 관리해 높은 수준의 품질을 유지한다면 전반적인 브랜드 파워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품질 인증중고차 공급과 적정가격의 중고차 매입이 지속되면 중고차에 대한 신뢰 증가로 이어져 잔존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중고차는 모빌리티 신사업에도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요응답형 교통, 차량구독, 로보택시, 배달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묶은 IT 기술 기반의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사업 핵심인 이용자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라도 중고차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기아는 중고차와 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며 대기업 진출이 막혔다. 이후 중고차 시장이 커지자 2019년 동반성장위원회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후 정부, 기존 중고차 업계, 대기업의 첨예한 논의 끝에 3년이 지난 2022년 '규제 해제'로 결론이 났다. 기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편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이미 중고차 시장에 진입한 수입차 업계와 국산차간 '역차별'도 고려됐다.
현대차·기아는 규제 해제 직후 곧바로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이로부터 1년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우선 중고차 시장이 최대 호황을 맞은 지난해 정부가 중고차 업계 요청을 받아들여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을 1년간 유예했기 때문이다. 이후 6개월 가량은 고금리 여파로 중고차 시장이 침체를 겪으며 현대차·기아가 진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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