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일본 벤처캐피탈(VC) 기업 글로벌브레인과 손잡고 혁신 기술을 갖춘 한일 스타트업에 공동 투자한다. 이를 위해 50억엔(약455억원) 규모로 벤처 투자 펀드를 결성했다. 금융권 ‘일본통’으로 꼽히는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한일 간 금융 교류 강화의 일환이다.
50억엔(약455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이 펀드는 신한벤처투자와 글로벌브레인이 공동으로 운용(GP)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KT재팬, 디캠프, 키라보시은행, 미즈호금융그룹, SBJ 등이 출자자(LP)로 참여한다.
펀드는 일본 스타트업에 70%, 일본 진출 예정인 한국 스타트업에 30%를 투자한다. 신한벤처투자와 글로벌브레인은 각각 신한금융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인 ‘신한 퓨처스랩 재팬’과 글로벌브레인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Xlimit’을 통해 AI, 딥테크,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혁신 기술 및 글로벌 진출 역량을 갖춘 양국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체계적인 육성 및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신한-GB FutureFlow 펀드’는 최초의 한-일 공동 벤처 투자 펀드이자 민간 금융권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인 점에서 양국 금융협력의 좋은 사례”라며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양국 민간 금융권의 협력 프로젝트가 더 많은 분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사장은 “한일 양국의 다방면에서 재개되고 있는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벤처캐피탈로서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며 “양국이 최초로 함께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강한 책임감을 갖고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은 지난해 글로벌 매크로 투자가 악화된 상황에서도 연간 8조5000억원의 스타트업 투자가 이루어지는 등 스타트업 투자 붐이 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육성 강화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2027년까지 10조엔을 투자해 10만개 이상 스타트업과 100개 유니콘 기업을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 회장은 지난 4월 첫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위해 일본을 찾아 현지 금융청과 신한 퓨처스랩 재팬을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및 일본 스타트업 육성 방안 등을 논의하고 ‘한일 크로스보더 펀드’ 조성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진 회장은 오랜 기간 일본에서 경력을 쌓은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일본 내 끈끈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일교포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나카지마 준이치 금융청 장관과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 등을 비롯해 엔도 도시히데·모리 노부치카 전 금융청장, 가토 하루히코 전 국세청장 등 전·현직 관료와도 교류가 깊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1997년 일본 오사카지점 대리로 발령받아 주재원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 귀국 후 여신심사역으로 근무하면서 갖추게 된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에 기업재생 전문회사인 SH캐피탈을 세웠다. 2007년에는 신한은행 일본법인인 SBJ은행 설립을 추진해 2015년 SBJ은행 법인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진 회장은 지난 2~4일 김 위원장의 일본 출장 일정에 맞춰 일본에 방문해 한일 은행협회가 주최한 ‘녹색 전환 및 디지털 전환 등 관련 공동 세미나’ 등에도 참석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번 출장에서 8년 만에 일본 금융청장과 면담하고, 2016년 이후 중단된 양국 금융당국간 셔틀회의 재개에 합의했다. 첫 번째 셔틀회의는 오는 12월 15~16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현지 진출 금융회사 간담회를 열고 일본 금융산업 및 금융시장 상황, 진출 회사별 영업현황, 영업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은행·보험·금투업 등 14개 금융사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일 협력 관계가 기존의 안보・외교를 넘어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민간 금융권의 적극적인 협력을 독려했다. 아울러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일본 금융청과의 소통을 지속 확대해 우리 금융회사의 현지 영업애로 해소, 양국 금융회사 간 협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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