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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윤종규·진옥동·함영주·임종룡, 비은행 수익 개선 사활

기사입력 : 2023-08-07 00:00

(최종수정 2023-10-2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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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나홀로 비은행 선전…신한, 손보 인수 관심
하나, KDB생명 실사…우리, M&A 전략 고심

윤종규·진옥동·함영주·임종룡, 비은행 수익 개선 사활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4대 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 이익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 기조가 꺾이면 이익 불확실성도 커지는 만큼 수익 다변화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은 증권·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우량 매물을 살피며 인수합병(M&A)을 저울질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2조99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부담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렸다. 이자이익 증가가 이어진 가운데 비은행 이익이 견조한 수준을 기록한 결과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면서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상반기 실적은 비은행 부문에서 갈렸다.

KB금융 계열사는 KB손해보험(5252억원), KB증권(2496억원), KB라이프생명(2157억원), KB국민카드(1929억원) 등이 고른 실적을 올렸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카드(3169억원), 신한라이프(3117억원), 신한투자증권(2419억원)이 선전했지만,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11억원)이 열세를 보였다. 하나·우리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 이익이 미미한 수준이다.

4대 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순이익 비중을 보면 KB금융이 42.3%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신한금융(40.3%)의 경우 40%대를 지켰지만 작년 상반기에 비해 비중이 1.2%포인트 낮아졌다. 하나금융(14.4%)과 우리금융(10.8%)은 각각 15.6%포인트, 7.4%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지주들은 저마다 비은행 부문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12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실사를 마무리한 뒤 주식매매계약 체결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연내 거래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인수 대상은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다. 인수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앞서 산은이 2020년 KDB생명 인수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JC파트너스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당시 매각가가 2000억원이었다.

이번 실사의 관건은 KDB생명의 재무건전성 비율이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할 경우 낮은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추가 자본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이번 실사에서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자본 규모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인수 예상가 2000억원에 더해 지급여력비율을 금융당국 권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M&A 등을 통한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강조해왔다. 은행과 증권 중심의 양대 성장엔진을 완성하면서 카드·캐피탈·보험을 주력 계열사로 성장시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함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보험과 카드 등 계열사의 입지는 약한 편이다.

앞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이미 M&A를 통해 보험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왔다. 하나금융의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은 이익과 자산규모가 열위에 있다.

하나생명은 올 상반기 1년 전 대비 24.9% 감소한 1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자산 총계는 지난 3월 말 기준 약 6조3265억원으로 22개 주요 생명보험사 중 17위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이 자산 17조1434억원 규모의 KDB생명을 인수해 하나생명과 합병할 경우 8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다.

다섯번째 매각 시도에 나선 산은 입장에서도 이번 거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은은 지난 5월 KDB생명이 발행한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하고 75% 비율로 무상감자도 실시해 감자전 약 4743억원에 달했던 자본금을 1186억원으로 줄였다.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줄여 자본잉여금을 늘리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KDB생명은 142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도 나선다. 이번 유상증자로 KDB생명의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도 일부 개선될 예정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101.66%로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50%를 크게 밑돌았다.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자본금이 증가하면 킥스 비율 분자인 가용자본이 늘어나 비율이 개선된다.

향후 M&A 시장에 추가로 나올 다른 보험사 매물이 적지 않아 하나금융의 선택지가 더 있다는 점도 이번 거래의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하나금융은 중국 다자보험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ABL생명과 내년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동양생명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올 하반기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양재혁 하나금융 그룹전략총괄(CSO)는 지난달 27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규모의 추가 자본 확충 필요성과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해 충분하게 이해하고 있다”며 “현재는 매우 초기 단계이고, 구속력이 전혀 없는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증권, 보험 M&A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임 회장은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주사 내에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 전략 등을 추진하는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을 매각했다. 이에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2006년 옛 LG카드(신한카드) 인수합병(M&A) 당시 대주주인 정부 반대로 입찰에 참여하지 못했고, 2014년에는 핵심 계열사인 옛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다.

그간 우리금융은 이익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와 VC 인수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우리금융은 지난 2월 말 우리벤처파트너스(구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거래를 마무리하고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했다. 임 회장은 중장기 전략으로 비은행 수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우리금융 M&A 전략의 기본 원칙은 적정자본비율 유지와 건전 경영, 주주이익 및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다. 특히 M&A 우선순위로는 증권사를 1순위, 보험사를 2순위로 설정해 두고 있다.

인수 후보는 자산관리서비스 등 그룹 시너지에 조금 더 유리하고 균형 잡힌 수익 구조를 보유한 중형급 이상 증권사다. 보험사의 경우 자본 규제 변동 역량을 지켜본 뒤 자본 확충 부담이 적은 우량 보험사 중심으로 인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1순위로 내세운 증권업에서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잠재 매물로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금융은 하나금융과 마찬가지로 ABL생명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나 이중레버리지비율 등 자본 여력을 고려하면 섣불리 차선인 보험사를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장기적 관점에서 우량 매물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지난 2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일부 증권사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적정한 매물은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량 매물 물색과 동시에 다각적 증권업 진출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며 시너지가 직접적으로 날 수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를 M&A 대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도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회장은 지난 1월 ‘신한경영포럼’에 참석해 오는 2030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전 회장 시절 적극적인 M&A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현 신한라이프)을 시작으로 아시아신탁(현 신한자산신탁)과 네오플럭스(신한벤처투자), 카디프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 등을 잇달아 인수했다.

하지만 생명보험 업계 4위인 신한라이프와 달리 신한EZ손해보험은 손보업계에서 빅5에도 들지 못하고 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손보사를 추가로 인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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