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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여성 팀장 7년후 지금보다 3배 ‘쑥’ [여기 어때? ⑪]

기사입력 : 2023-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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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 지원 ‘가족친화제도’ 강화
SK그룹 여성리더십 교육 참여 독려

SK하이닉스 여성 팀장 7년후 지금보다 3배 ‘쑥’ [여기 어때? ⑪]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우리 구성원과 가족의 행복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합니다. 구성원이 행복해야 그들이 사회 일원으로서 사회 전체 행복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지난해 SK그룹 편입 10주년을 맞아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중요성을 강조하며 회사 임직원들에게 전한 말이다.

SK그룹 편입 10주년이라는 특별한 날 박 부회장이 ‘가족 친화적’이란 말을 유독 강조한 이유가 있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공학,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성 임직원보다 남성 임직원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편향성은 글로벌 최고 수준 반도체 전문 인력 확보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대표이사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에 나서는 이유다. 회사 관계자는 “모든 성과와 역사의 기본은 사람이고 행복”이라며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하는 기업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 성과도 더욱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굳이 기업 경쟁력 제고 차원만은 아니다. 박 부회장은 기업 여성 친화 정책을 강화해 국내 대표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사회적 난제에 하나 도전하라고 한다면 저출산에 대한 것이고, 회사 구성원 출산율을 올린다면 사회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난임부터 시작해 출산과 육아 모든 프로세스에서 제도적 개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기업문화·업그레이드·TF’를 신설했다. TF는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 사장이 직접 이끌고 있는데, 더 나은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임직원들과 적극 소통에 나섰다.

임신·출산 임직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위해 마련된 ‘임신 축하·패키지’ 프로그램은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다. 전자파 차단 담요, 튼살 예방 크림, 아기용 속싸개 등 임산부와 태아 안정감을 높이고 보호하는 케어 용품들로 구성돼 있다. 임산부 임직원들이 통근버스에서 배려받을 수 있도록 핑크색 임산부 사원증 액세서리도 함께 제공된다.

지난해부터는 기존 가족친화 제도를 확대 개편했다.

우선 임신 일부 기간 중 적용되던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임신 전 기간으로 확대 적용했다. 태아검진휴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임직원이 희망하는 경우 자녀 출생일 전까지 임산부 무급 휴직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난임을 겪고 있는 임직원에게 난임 휴가를 기존 3일(유급 1일, 무급 2일)에서 5일(유급)로 확대했다. 비급여 의료비 지원을 포함한 난임 관련 의료비도 지원한다. 출산 축하금 제도도 기존 자녀당 30만원에서 첫째 3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부터는 1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육아휴직 제도도 강화했다. 법정 육아휴직제도는 출산 후 1년간이지만, 이를 최대 2년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만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언제든지 신청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가 중요하다는 임직원들 목소리를 반영해 최대 3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입학 자녀 돌봄 휴직 제도’도 신설했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연도에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육아휴직과는 별개로 적용되며, 휴직 기간도 재직 기간으로 인정된다.

SK하이닉스는 예비 엄마나 엄마가 된 여성 임직원들을 위한 쉼터 ‘도담이방’도 운영하고 있다. 침대, 소파, 수유실 등을 갖추고 있는 시설로, 임산부나 1년 이내 출산, 3개월 이내 유산, 1개월 이내 불임약 처방을 받은 여성 임직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이천, 청주, 분당 등 3개 사업장서 39개 도담이방을 운영 중이다. 이천 사업장 부지에는 임산부와 장애인 직원 주차 시 불편함을 덜어줄 핑크존 주차장도 개설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임직원 및 노동조합과 소통하며, 다양한 가족 친화 프로그램을 시행해 자부심을 높이고 나아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여성 임직원 비중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 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여성 임직원 비율은 37.8%(9806명)에서 2019년 36.3%, 2020년 35.5%, 지난해 33.9%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여성 임원 선임도 경쟁사인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보다 늦은 편이다. 사업보고서에 임원 성별이 표기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4년부터인데 그해 삼성전자 반도체는 고졸 출신 양향자 전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켜 눈길을 끈 바 있다.

SK하이닉스 여성 임원은 지난 2015년 이인경 전 연구위원이 있었지만 2년 만에 퇴임했고 이후 2020년까지 3년간 여성 임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2020년 말 인사에서 나명희 미래기술연구원 담당, 이방실 ESG담당, 장지은 D램 개발담당 등 3명을 신규 선임하는 등 여성 임원 비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2021년 인사에서는 신승아 미래기술연구원담당을,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고은정 미래기술연구원 담당을 여성 임원으로 발탁해 미등기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을 총 5명으로 확대했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한애라 성균관대 교수를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다양성을 제고했다. 여기에 김정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새롭게 선임하며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ESG 전략 프레임워크 ‘PRISM(Pursue, Restore, Innovate, Synchronize, Motivate)’을 개발하고 발표했다.

이는 2021년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사회적 가치 창출 중장기 로드맵 ‘SV 2030’을 보다 구체화한 내용으로, SK하이닉스가 ESG 경영을 추구하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지를 보여준다.

특히 구성원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Motivate’ 영역에선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사업장 기준 여성 임원 비율을 지난 2021년(1.9%) 대비 3배 증가시키고, 국내 기술사무직 기준 여성 팀장 비율도 10%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21년 기준 SK하이닉스 국내 기술사무직 기준 여성 팀장 비율은 3.7%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는 여성 임직원들 성장을 지원하고 독려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여성리더십교육(WLP)’ 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3년 내 팀장 진급을 앞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2021년 기준 SK하이닉스에서는 총 16명의 여직원들이 참여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의 특성상 공과대 졸업생 비중이 높은데 과거 여학생 비율이 1~2%에 불과한 공과대의 현상이 반영되면서 여성 구성원 수가 적어 여성 리더를 배출하는 풀(Pool)이 작았다”며 “지속적으로 여성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성과 뿐 아니라 조직관리를 위한 리더십 함양을 위한 기회 부여 등을 통해 우수 여성 관리자를 육성 및 여성 임원을 선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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