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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8(월)

“메이드 인 아메리카” 반등 나선 삼성 파운드리

기사입력 : 2025-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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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애플 등 잇단 수주 낭보
트럼프 압박에 대미투자도 강화
삼성 비메모리 반등할까? 관심↑

“메이드 인 아메리카” 반등 나선 삼성 파운드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메이드 인 아메리카’ 기치를 내걸고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했다. 최근 애플과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고객을 잇달아 확보하며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생산 확대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행정부의 반도체 대미 투자 확대 압박 속에서도 대형 수주를 발판 삼아 부진했던 비메모리 사업 반등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다.

테슬라 이어 애플까지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최근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연이은 수주 성과를 알렸다.

미국 애플은 이달초 “아이폰 등 애플 제품에 사용할 저전력 고성능 칩을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한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백악관을 방문한 날 향후 4년간 총 6000억달러(약 830조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소식과 함께 이 사실을 발표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애플이 내년 출시할 아이폰18 시리즈 이미지 센서(CSI) 수주에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부품 중 부가가치 높은 게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데, 이는 여전히 대만 TSMC가 생산하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이번 삼성전자 수주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팹리스(시스템LSI)와 파운드리를 모두 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 비전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팹리스 고객사가 기술 유출 우려로 삼성전자에 파운드리 주문을 꺼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 이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좌우명으로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TSMC와 다른 점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이번에 애플 같은 글로벌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업계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애플 CSI 설계 및 생산은 일본 소니가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전세계 CSI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소니가 4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9%로 2위다. 이번에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한 만큼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격할 가능성도 높아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기업과 총 22조7658억원(165억달러) 규모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대형 기업이 어디냐를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었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글로벌 대형 기업은 테슬라”라고 밝혀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머스크는 “165억달러는 최소 금액에 불과하다”고 추가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생산할 테슬라 칩은 ‘AI6’다. 전기차에 탑재돼 자율주행 기능을 구현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테슬라 차세대 제품에 투입될 핵심 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테슬라 파운드리 공급계약과 관련해 “선단(2나노) 공정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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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을 기회로
삼성전자가 이룬 애플·테슬라 공급계약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첨단 전략 산업의 미국 내 생산 정책에 삼성전자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반도체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7월 조 바이든 정부 시절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4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삼성전자가 투자 규모를 370억달러로 축소키로 했는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다시 투자 확대 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 대미 투자 발표 행사에서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이어 “미국 생산을 확실히 약속한 기업엔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우리 정부는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 등 품목관세에 대해 최혜국 대우(15%)를 약속 받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아직 미국의 공식 확답이 없는 상황이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를 무기로 미국 현지 투자를 압박하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이라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대미 반도체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도 8조 적자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최악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대미 투자 확대가 사업적으로 필요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애플, 테슬라 파운드리 계약은 공급 단가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고 맺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럼에도 글로벌 빅테크 고객 확보와 이를 통한 반등 기회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희망을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삼성전자 비메모리(시스템LSI, 파운드리) 부문은 지난 2023년부터 대규모 적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적자 규모는 2023년 4조5000억원, 2024년 4조7000억원, 2025년 상반기(1~6월)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적자 규모는 약 8조2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저조한 파운드리 수율에 따른 대형 고객사 확보 문제로 외형이 감소하기 시작한 게 적자 원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선단 공정 고객사 확보로 인해 중장기 성장 가시성을 확보했다”며 “오는 2027년 실적 정상화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부 가치가 한 단계 레벨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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