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전통적 완성차 제조기업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남성 중심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고 평가된다. 대부분 여성 고용 관련 지표가 다른 제조 대기업과 비교해도 열위에 있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여성 인력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다만 현대차는 2019년 3753명(5.3%), 2020년 4006명(5.6%) 등으로 여성 인력 비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특히 관리자급 여성 인재를 적극 기용하며 우대하는 추세다. 현대차 국내 직원 가운데 여성 과장 이상, 연구직, 임원 등 관리자 직급은 2019년 1110명(6.1%)에서 2020년 1532명(6.8%), 2021년 1989명(8.9%)으로 확대됐다.
실제 여성 인재가 활약하는 사례도 확인된다. 현대차는 매년 자동차 영업직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제품을 판매한 직원을 포상한다. 지난 2021년에는 현대차 최초로 여성 ‘판매왕’이 탄생했다.
그해 430대를 판매한 수원서부지점 곽경록 부장(55세)이 그 주인공이다. 남성을 위한 무대라고 여겨졌던 자동차 영업전선에서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임신 중인 여성 직원에게는 초기와 후기에 2시간 단축 근로를 제공하고, 출산 전후로 3개월 휴가를 지원한다. 남성 직원도 최대 10일 출산휴가를 쓸 수 있다.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 최대 2년(유급 1년)을 사용할 수 있다. 워킹맘을 위해서는 서울 양재본사, 경기 남양연구소, 울산·아산·전주공장 등 5곳에 사내 어린이집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이 밖에도 여성 직원은 매월 1일씩 유급 생리휴가가 주어진다. 이 같은 노력에도 여성 고위직 진출을 막는 견고한 유리천장은 존재한다.
현대차 여성 임원은 국내 전체 임원 476명 가운데 단 15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1~4년차 상무급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핵심 분야에서 여성 인재를 등용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현대차는 작년 연말 인사에서 5명의 여성 상무를 새롭게 선임했다.
김효정 차량제어SW품질실장과 제승아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 장혜림 연구개발인사실장, 임지혜 역량혁신센터장, 차선진 글로벌PR팀장 등 핵심 분야에 여성 인재를 기용한 점이 특징이다.
이사회 다양성을 위한 여성 사외이사 영입도 적극적이다. 단순히 ‘여성 이사 할당제’ 시행에 대응하는 것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실질적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선임했다.
지난 2021년 현대차가 사상 처음으로 임명한 여성 사외이사는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학 교수다. ‘하늘길’을 개척하려는 현대차 AAM 사업은 각종 규제 때문에 전문가 조언이 필수불가결하다.
이어 현대차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정원을 11명에서 13명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릴 방침인데,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에는 노동법 전문가인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추천했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차는 2명의 여성 이사를 보유해 이사회 다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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