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은 대한석유공사를 전신으로 한다. 정유 사업이 본업이다보니 다소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어떤 모습일까.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사명 변경을 통해 SK이노베이션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바뀐 이름에 걸맞도록 빠른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호존중과 자율성이라는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조직문화 혁신은 필수적이다.
그 연장선으로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정유업계 가운데 선제적으로 여성 직원·임원을 확대하고 관련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개별 기업별로 여성 직원 비율을 살펴보면, 정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 7%, 석유화학 사업인 SK지오센트릭과 SK인천석유화학이 각각 9%와 5%다.
석유에 기반한 전통적 에너지 사업에서 여성 직원 비율이 아직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이 같이 여성 직원 관련 데이터를 세밀하게 집계하는 이유는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다”는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 지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기업 가치는 매출, 영업이익 등 기업의 재무적 가치 외에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로 대표되는 사회적 가치가 특히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당장 가시적 성과가 없더라도 관련 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기업이여야 앞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최 회장 지론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여성 사외이사도 선제적으로 임명했다. 작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의무적으로 여성 사외이사 1명을 이사회에 포함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보다 앞선 2016년 하윤경 홍익대 기초과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둔 바 있다. 지난해에는 사외이사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관련 법에 따라 김태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여성 임원 기용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파악된다.
2021년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 소속 임원은 208명이고,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은 9명이다. 비율은 4.3%다. 같은 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152개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5.2%였던 점을 고려하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5명의 여성 임원을 기용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주로 경영지원·홍보·ESG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이 발간한 작년 3분기말 분기보고서에 따른 회사 여성 임원 명단은 글로벌지원담당 이나경 부사장, 인재개발담당 지승영 부사장, PR담당 김우경 부사장, 행복경영담당 안옥경 부사장, 수펙스추구협의회 SV(사회적가치)추진팀 남재인 부사장 등이다. 임원 10년차인 이나경 부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4년차 미만 인재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여성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 계열사별 생산공장이 밀집한 울산CLX에서 여성 엔지니어 육성을 위한 워크숍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듬해부터는 SK그룹이 시행하는 여성 리더 후보자 육성을 위한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
또 육아휴직 자동전환 제도를 통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 휴직을 쓰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는 임신 또는 출산기에 있는 여성 직원이 최대 3개월까지 쓸 수 있는 출산휴가를 낼 경우 1년간 육아휴직까지 자동으로 전환하는 제도다.
출산 이후에도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도록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9세 이하 자녀를 가진 직원이 자녀 1명당 최대 1년간 하루에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6개월 이상 휴직한 직원은 근로평가에서 제외해주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내 어린이집, 모유 수유실, 여성 휴게실 등을 운영하며 여성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생활 균형 실천 우수기업에 선정되는 등 복지와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이 좋은 기업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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