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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부실 ‘경고등’ 은행은 괜찮나 [지방 부동산發 PF 리스크-은행]

기사입력 : 2023-03-29 12:00

(최종수정 2023-03-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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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부동산 PF 대출잔액 14.6조…2년 새 58%↑
지방은행 PF 익스포저 8조…“비중 높아 리스크 관리 필요”

PF 부실 ‘경고등’ 은행은 괜찮나 [지방 부동산發 PF 리스크-은행]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에 이어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면서 부실 위험이 커진 상황이다.

은행권은 비은행권 대비 부동산 PF 관련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시중은행 대비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 수준인 지방은행의 경우 면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9월 기준 30조80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3조원 넘게 증가했다.

2018년 17조2000억원 수준이던 은행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019년 19조9000억원, 2020년 23조원, 2021년 27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116조6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 35조3000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2021년 102조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고 작년에만 14조6000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 PF 대출 잔액은 21조5000억원에서 30조8000억원으로 43.3% 증가했다.

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03%에서 지난해 3분기 0.14%로 뛰었다. 비은행의 경우 0.24%에서 0.77%로 상승했다.

공정률이 60% 이상이지만 분양률은 50% 이하인 사업장 등 고위험처 대출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말 ▲저축은행 29.4% ▲증권 24.2% ▲보험사 17.4% ▲여전사 11.0% ▲은행 7.9% 순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외 대출 비중은 ▲저축은행 84.6% ▲증권 77.6% ▲여전사 60.2% ▲보험 40.6% ▲은행 30.0% 순이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4조6645억원으로 2020년 말(9조2532억원) 대비 58.5% 증가했다.

은행의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크게 늘었지만 자본 여력이 높고 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대출 비중도 낮은 편인 만큼 부실 위험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주요 은행 부동산 PF 대출이 대부분 선순위 보증을 바탕으로 이뤄졌고 관련 연체율이 0%에 가까운 만큼 2금융권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은 “은행은 대출규제 강화, 고신용 위주의 차주 구성, 공적기관 보증(전세자금 등) 확대 등으로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경우 가계대출 및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디레버리징 압력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3년 은행업 전망 및 리스크 이슈’를 통해 국내 은행의 대출 자산 중 부실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문을 PF 관련 대출로 꼽았다.

그는 “은행의 PF 관련 대출은 비교적 안정적인 프로젝트로 선순위 위주로 집행돼 다른 금융권에 비해 안전한 편”이라면서도 “과거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반포동 반포자이 등지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했단 점을 감안할 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서 위원은 “시중은행의 경우 PF 관련 익스포저가 총 대출 대비 1% 초반이라 손실 흡수에 무리가 없지만, 지방은행의 경우 관련 익스포저가 전체 대출 대비 4.8~14.1% 수준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각 프로젝트에 대한 모니터링 및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NK부산·경남·DGB대구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총 8조843억원으로 2021년 말(7조2772억원) 대비 11.1% 늘었다. 부동산 PF 연체율은 0%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부동산 PF 관리 협의회 운용과 테마점검을 통해 사업장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사업성이 양호한 PF 사업 선별 취급 및 보증서 대출 확대 취급을 통한 부동산 PF 질적 개선과 선제적 사후관리 강화를 통한 PF 부실율 ‘제로(ZERO)'화를 추진 중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익스포저 대부분이 선순위로 별다른 이슈가 없다”며 “향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도 보증서 담보, 시공사 자금보충, 연대보증 또는 책임준공 등의 채권보전책이 마련돼 있어 원리금 상환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역시 만일에 대비해 PF 사업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선제적 위험 관리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에 유동성도 지원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약 5000억원 규모의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을 통해 부동산PF 시장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CDO 발행에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다. 발행으로 조성된 자금은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한 부동산 사업장의 3∼6개월 만기 단기 브릿지대출을 1년 만기의 시장금리 수준 브릿지대출로 차환하는 데 사용된다.

신한은행도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재건축 사업장 등에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은 신규 자금지원 2500억원과 브릿지론 만기연장 3000억원 등 총 5500억원 규모로 이뤄진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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