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과거 대비 미분양이나 연체율이 낮은 수준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했다. 또한 여전사 대상으로 한시적 시행 중인 여신성 자산 대비 PF익스포저 비율 10%p 한시적 완화를 오는 6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수도권 지역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되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지방지역의 부동산 시장 한파가 이어지면서 부동산PF 대출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보험, 증권, 여전사,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금융사 전체의 부동산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에 달하며 대출이 91조2000억원, 유동화증권 채무보증이 24조3000억원이다.
이중 여전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27조1000억원이며 지난 2017년말 대비 익스포저 수준은 432.6으로 부동산·건설업 대출 규모가 4.2배 증가했다. 또한 국민의힘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캐피탈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4조9534억원으로 연체 잔액은 2902억원을 기록했으며 연체율은 1.2%를 기록했다.
또한 자금조달시장에 따라 부동산 개발 시행사가 금융기관 PF 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1차 시장과 동 PF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단기사채(PF-ABSTB),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등 유동화 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2차 시장으로 구분된다.
브릿지론은 특정 목적을 위해 단기간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부동산의 경우 시행사가 개발사업을 시행 전에 토지매입이나 시공사 보증 등에 필요한 자금을 브릿지론으로 조달한다. 브릿지론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되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관리 수준이 높고 위험 선호도가 낮은 금융사들이 제한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캐피탈 등 여전사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PF를 포함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를 확대한 가운데 부동산경기 위축으로 사업추진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면서 PF대출의 상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브릿지론의 경우에도 지난 2019년부터 캐피탈사의 PF 투자금액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브릿지론 비중도 확대됐으며 증가하고 있는 일반 기업대출은 브릿지론과 PF 대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 분양경기 침체 지속 등으로 건전성 지표상 드러나지 않는 잠재 부실위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캐피탈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약 24조5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대출 부담은 신용등급 ‘AA급’ 캐피탈사가 80% 수준, ‘A급’ 이하 캐피탈사가 100%를 상회하고 있다.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되는 속도가 급감하면서 브릿지론 EOD(기한이익상실) 발생이 증가했으며 부동산 경기 저하로 인해 예정 대비 공정률이 저조하거나 분양률이 낮은 경우 해당 대출에 대한 EOD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요주의’로 분류되는 자산이 증가했다.
요주의 여신은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의 연체 여신을 가리킨다. 브리짓론에서 최초 대출 취급 후 1년 경과했으나 토지매입 미완료 또는 인허가를 취득하지 못한 경우나 인허가 완료 후 1년 경과했으나 본PF 대출로 미전환된 경우 또는 미착공된 경우 요주의이하로 분류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내 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AA’급 캐피탈사가 2.9%, ‘A’급 이하 캐피탈사 3.8%다. 한신평은 “지난해 이후 요주의이하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 회복이 더딜 경우 추가적으로 건전성 저하 위험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부동산금융 중에서도 브릿지론 부실 여부가 건전성에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착공 후 PF사업장은 대부분 건설사와 신탁사의 책임준공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준공 후 담보대출, 경매 등을 통해 손실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으나 브릿지론의 경우 사업이 표류하게 되면 대출금을 회수하기 어려워 예상 손실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일부 부동산PF 사업장·업권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으나 과거 위기시와 비교할 때 미분양이나 연체율이 낮아 아직까지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했다. 최근 사업성 우려 사업장에 대해서는 민간 자율의 사업 재구조화 노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발 시장위험 확산에 대비해 PF사업 리스크와 건설사 유동성 상황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PF 대주단 협약도 다음달 중 개정해 민간 자율의 권리·이해관계 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금융권역별 관리되고 있는 부동산PF 관리체계를 사업장 단위로 통합 관리하고 분석체계를 세분화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주요 캐피탈사들은 부동산 시장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리스크관리와 안정성 중심의 심사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신한캐피탈은 부동산PF 대출 부실 우려 등과 관련해 여신 정책과 사후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며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비부동산 여신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KB캐피탈은 부동산PF 관련 신규 취급을 우량 물건 위주로 선별해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대출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관리를 진행하고 향후 지속적인 시장상황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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