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4일 “금융위는 올 한해 한국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김 부위원장 “최근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월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인 약 6조1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외국인 자금의 순유입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국내기업의 성장잠재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미흡한 주주환원 수준과 글로벌 정합성이 떨어지는 투자환경 등 아직 우리가 개선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1.9%였다. 이는 미국(12.6%), 대만(10.3%), 일본(5.9%), 중국(5.5%), 유럽(5.2%) 등과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다.
김 부위원장은 올해 자본시장 제도의 국제적 정합성을 높이고 자본시장이 실물 분야의 혁신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3가지 방향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는 외국인 투자자 사전등록제를 30여 년 만에 폐지하고 내년부터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상장법인에 대한 영문공시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배당액이 결정된 후 배당받을 주주가 결정되도록 배당절차를 개선해 이르면 올해 말 결산시부터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이 미래 기술과 규범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실물 분야의 성장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은 “그간 우리 법제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토큰 증권(STO)의 발행을 허용해 다양한 권리의 증권화를 지원하고 투자자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2025년부터 시행될 상장기업 ESG 의무공시제도의 대상과 공시내용을 구체화하고, ESG 경영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 컨설팅과 자금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해 혁신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투자자들도 성장성 있는 기업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의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투자자 신뢰를 높여나가겠다고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올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행위자의 자본시장거래를 제한하고 이들의 상장회사 임원 선임을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미뤄둔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관행화된 낡은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노력들이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고 결실을 맺는다면, 같은 이유로 오랫동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우리 자본시장도 다음 레벨로 퀀텀 점프(quantum jump)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있었던 금융위 업무보고와 토론회에서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은 직접금융시장, 즉 자본시장 발전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며 “금융위도 한국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모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다음 달부터 총 5차례 릴레이 세미나를 열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세부 과제를 도출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윤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도 적극적인 자본시장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 국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자본시장 주요 제도가 큰 변동 없이 오래 지속돼 온 점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분명히 다를 것이며, 새 정부는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자본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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