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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금)

금융위, ‘토큰 증권 발행’ 허용… “증권이란 음식 담는 새 그릇”

기사입력 : 2023-02-05 12:00

(최종수정 2023-02-08 19:12)

토큰 등록·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구축

조각 투자 등 증권으로 발행·유통 가능해져

상반기 전자증권업·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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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ST·Security Token)과 디지털 자산의 규율체계 도식화./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5일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국정과제로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가 내세웠던 ‘토큰 증권(ST·Security Token) 발행’ 허용안을 발표했다. 증권이란 음식을 담는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 자본시장법 규율 내에서 토큰 증권이 발행·유통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려는 것이다.

현행 제도에선 특정 방식으로만 디지털 증권 발행이 가능하고, 증권을 다자간 거래할 수 있는 유통시장도 제한적이다. 특히 전자증권법에 따라 증권을 디지털화하는 방식이 막혀 있어 증권사 등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토큰 증권 발행은 아직 허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하나의 자산을 여러 조각으로 쪼개 투자하는 ‘조각 투자’ 등과 관련해 발행 수요가 있는 투자계약증권이나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유통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제도권 내에서 거래가 어려운 상태다.

반면, 토큰 증권 형태로 다양한 권리를 발행·유통하려는 시장 수요는 여러 측면에서 제기되고 있다. 증권 시장 측면에선 기존의 주식 등 정형적인 증권과 거래소 상장시장 중심 제도가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비정형적 증권의 소액 발행·투자 및 거래 요구가 존재했고, 디지털 자산 시장 측면에선 규율 공백과 신기술 편의성을 토대로 빠르게 성장해 온 관련 사업자들에 제도권인 증권 영역까지 진출하려는 시도가 발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법 위반 가능성을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디지털 자산의 증권 여부 판단원칙 및 적용사례를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토큰 증권을 전자증권법 제도상 ‘증권 발행’ 형태로 수용 ▲직접 토큰 증권을 등록·관리하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신설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에 대한 ‘장외거래중개업’ 구축 등 3가지 제도개선안도 내놨다.

토큰 증권 허용안이 나오면서 앞으로 토큰 증권은 자본시장 제도의 투자자 보호장치 내에서 발행·유통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조각 투자 등 다양한 권리를 손쉽게 증권으로 발행·유통하는 게 가능해지며, 비정형적 증권을 유통할 수 있는 소규모 장외시장 형성도 기대된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권 제도를 지금과 같이 적용할 방침이다.

“자본시장법 규율 대상은 ‘증권’… 발행 형태 무관”


토큰 증권은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Digitalization)한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미술품‧주식‧채권‧금 등 다양한 자산을 분할 소유(조각 투자)할 수 있어 투자자 진입장벽이 낮다. 또한 기존 전통 증권보다 발행 비용이 저렴한 데다 실물 가치에 근거해 다른 디지털 자산에 비해 리스크(Risk‧위험)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자산 측면에서 보면 소위 가상 자산과는 대비된다. 가상 자산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토큰 증권은 ‘증권형 디지털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금융위는 증권 제도 측면에서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라는 점에 주목해 ‘토큰 증권’으로 명칭을 정리했다.

코빗(Korbit·대표 오세진) 리서치(Research·연구) 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약 63곳 거래소에서 토큰 증권이 거래되고 있다. 주로 미국(15개)과 싱가포르(6개), 영국(3개) 등 3개국에 거래소가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3개국은 토큰 증권에 공모 규제 등 기존 증권 규제를 적용 중이다. 증권 법에 따른 발행도 허용한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의 사이버 유닛(Crypto Assets and Cyber Unit)은 2017년 설립 이후 2022년 5월까지 증권형 토큰 가운데 증권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공정거래가 적발된 80건 사례에 관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사업에 따라 수익을 귀속시키는지, 가치 상승 여부에 발행인 의도가 포함돼있는지 등을 중심으로 증권성을 판단했다. 유럽과 싱가포르는 발행인이 투자자에게 사업 성과에 따른 수익을 배분하는지 등 지엽적으로 증권성을 판단하고 있다.

금융위 역시 자본시장법 규율 대상은 ‘증권’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한 조처다. 발행 형태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투자자가 얻는 권리가 법상 증권에 해당한다면, 공시, 인허가 제도, 불공정거래 금지 등 모든 증권 규제가 적용된다. 증권의 정의는 계약 관계 성립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증권 보유자는 발행자를 대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발행자는 이를 이행해야 하는 ‘채무’가 있다. 발행 형태는 상관없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은 주식(지분 증권)이나 채권(채무 증권), 파생결합증권, 증권예탁증권, 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 등으로 분류된다.

다시 말해 토큰 증권은 디지털 자산 형태로 발행됐을 뿐 증권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본시장법 규율 대상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반면, 비트코인(BTC·Bitcoin)처럼 발행자가 특정되지 않는 비 증권 디지털 자산의 경우엔 자본시장법상 증권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에서 입법 추진되고 있는 ‘디지털 자산 기본법’에 따라 규율체계가 마련될 예정이다.

현재 상법과 전자증권법은 ‘실물 증권과 전자증권법’에 따라 증권의 발행 형태로 전자 증권을 허용하고 있다.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엔 법상 권리 추정력 등이 부여돼 투자자 재산권이 보호되고 안정적인 증권 거래가 이뤄진다. 가령 실물 증권 점유자는 적법한 소지인으로, 실물 증권 교부를 통해 양도 전자 등록계좌부에 등록된 자는 적법한 권리자로 추정하는 식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토큰 증권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 중앙집중적으로 전자 등록·관리되는 기존 전자 증권이 부적합하다고 봤다. 비정형적인 증권을 소액 발행하는 것에 대해선 새로운 발행 형태가 필요하단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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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ST·Security Token) 개념 도식화./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국 자본시장과 과장은 3일 금융위 기자실에서 열린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 기자간담회에서 토큰 증권 발행을 음식과 그릇에 비유하며 설명했다.

이 과장은 “자본시장법상 증권 개념과 증권의 발행 형태 관계는 증권을 ‘음식’으로, 발행 형태를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어떤 그릇에 담겨 있더라도 음식은 바뀌지 않듯이 발행 형태가 달라진다고 해 증권이란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것이나 음식을 담는 그릇으로 쓸 순 없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정한 법적 효력과 요건을 갖춘 발행 형태가 요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큰 증권 발행을 허용함에 따라 발행인은 음식을 담는 그릇을 선택할 폭이 넓어지게 됐다. 주식·채권 등 전형적인 증권을 토큰 증권에 담거나 수익증권·투자계약증권을 기존 전자 증권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 모두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수영 과장은 “토큰 증권 발행(ST·Security Token Offering), 즉 토큰 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함으로써 최근 출현한 다양한 권리에 대한 증권화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기존 증권의 발행과 거래도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할 것”이라 말했다.

“디지털 자산이 증권으로 판명되면, 발행인 등은 원칙적으로 제재 대상”


금융위는 새로운 증권 발행 형태인 토큰 증권에 대한 자본시장법 적용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증권성 판단원칙’을 제시하기로 했다.

새로운 규율체계를 마련하는 것인 만큼 ▲가이드라인(Guide-line·안내 지침서) 제시 ▲‘규제 ’(Regulatory sandbox) 테스트 ▲정식 제도화 등의 단계를 거친다. 지난해 4월 발표한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과 원칙은 같게 적용할 방침이다.

증권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권리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한다. 제반 사정엔 명시적 계약·약관·백서 내용 외에도 묵시적 계약이나 디지털 방식의 스마트 계약에 구현된 △계약의 체결·집행 △수익배분 내용 △투자받기 위해 제시한 광고·권유 내용 △여타 약정 등이 포함된다.

증권인지를 검토·판단하고, 토큰 증권에 해당할 시 증권 규제를 준수하는 책임은 토큰 증권을 발행·유통·취급하려는 당사자에게 있다. 이는 기업 스스로 자신이 발행하는 게 주식인지 판단하고 공시 등 자본시장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행태와 같다.

해외에서 발행된 경우에도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권유하는 등 그 효과가 국내에 미친다면 자본시장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을 의도적으로 우회하려는 시도에 대해선 증권 규제 취지와 투자자 보호 필요성 등을 따져 적극적으로 해석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에서 공모 발행됐거나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는 디지털 자산이 증권으로 판명될 경우, 발행인 등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제재 대상이 된다.

최근 국내 5대 가상 자산 거래소 공동 협의체인 ‘DAXA’(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의장 두나무 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는 가상 자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자체 검토해 증권인 경우, 거래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 판단 예시와 투자계약증권 요건 등에 대한 설명도 구체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을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다만, 적용사례를 통해 증권 개념이 확대·축소되거나 토큰 형태에만 적용되는 새로운 증권 개념이 생겨나는 건 아님을 명확히 했다. 이해관계인의 자율적 판단을 지원하기 위한 지침일 뿐이란 설명이다. 자본시장법 제4조엔 어떤 권리가 자본시장법에 적용받는 증권인지 이미 정의돼 있고, 지난해 4월 조각 투자 가이드라인 발표 당시까지 적용사례가 없던 투자계약 증권에 관해서도 판단사례를 지속해서 제공하고 있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국 자본시장과 과장은 “디지털 자산이란 형태적 특성을 고려해 투자계약증권의 각 요건에 대한 설명을 추가 보완했다”며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큰 경우와 작은 경우에 대한 예시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증권 여부 판단 적용사례와 판단사례 등이 축적될 경우,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 측에 의하면 사업 운영 지분권을 갖거나 사업 운영성과에 따른 배당권 또는 잔여재산에 대한 분배 청구권을 갖게 되는 경우, 발행인이 투자자에게 사업 성과에 따라 발생한 수익을 귀속시키는 경우 등이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조각 투자는 공동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 받는 계약상 권리임을 전제하고 있지만, 디지털 자산은 이에 대한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반대로 증권에 해당할 가능성이 낮은 경우는 다음과 같다. ▲발행인이 없거나, 투자자 권리에 상응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자가 없는 경우 ▲지급 결제 또는 교환 매개로 활용하기 위해 안정적인 가치 유지를 목적으로 발행되고 상환을 약속하지 않는 경우 ▲실물 자산에 대한 공유권만을 표시하면서 공유목적물의 가격·가치상승을 위한 발행인의 역할·기여 약속이 없는 경우 등이다.

금융위는 앞서 음악 저작권료 조각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대표 김지수)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증권으로 처음 인정한 데 이어 △스탁키퍼(대표 안재현) △테사(대표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준) △서울옥션블루(대표 이정봉) △투게더아트(대표 김항주) △열매컴퍼니(대표 김재욱) 등 한우나 미술품 조각 투자도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향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판단을 중심으로 디지털 자산 성격 규정은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SEC가 토큰 증권으로 분류한 앰프(AMP), 랠리(RLY) 등 일부 디지털 자산은 업비트(Upbit·두나무 대표 이석우)와 빗썸(Bithumb·빗썸코리아 대표 이재원닫기이재원기사 모아보기) 등에서도 동일하게 분류됐다. 그로부터 한 달 뒤 DAXA 역시 해당 가상 자산을 토큰 증권으로 규정했다.

이수영 과장은 “디지털 자산의 증권 여부 판단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며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익증권은 해당 권리를 제3의 신탁 회사에 맡겨 관리해 어느 정도 투자자 보호가 되지만, 투자계약증권의 경우엔 해당 회사가 망하면 조각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 권리가 모두 소멸하게 된다”며 “투자계약증권에 대해선 유통규제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 강조했다.

“토큰 증권, 전자증권법 제도상 ‘증권발행’ 형태로 수용”


금융위는 토큰 증권이 제대로 발행·유통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에 토큰 증권 혁신성과 자본시장법의 투자자 보호 취지를 균형 있게 담아내려 한다.

토큰 증권 혁신성은 증권사 등 금융기관 중심의 전자증권 제도하에서는 발행이 어려웠던 다양한 권리를 증권화하고, 이러한 비정형적 증권이 디지털화됨에 따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점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수용하는 동시에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시장 질서를 확립해 투자자를 보호하는 증권 규제 목적도 달성할 계획이다.

먼저 전자증권법을 개정해 토큰 증권 발행을 허용한다. 분산원장 요건을 충족하는 토큰 증권을 전자증권법 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을 특정 기관의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분산화된 네트워크에서 참여자들제도상 증권의 디지털화(전자 등록) 방식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분산원장은 거이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하는 기술을 뜻한다.

다시 말해, 분산원장 기술을 증권의 권리 발생·변경·소멸에 관한 정보를 기재하는 법상 공부(公簿) 기재 방식으로 인정한다고 보면 된다.

단, 분산원장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자자 권리를 보호하고자 일정 요건이 요구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복수 참여자가 거래 기록을 확인 검증하고, 사후적 조작·변경이 방지되며, 토큰 증권 발행이나 거래를 위해 별도 가상 자산을 필요로 두지 않는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는 분산원장을 바탕으로 발행된 토큰 증권엔 기존 전자 증권과 같은 ‘전자증권법상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용된다.

실물 증권, 전자 증권과 마찬가지로 토큰 증권에도 권리 추정력과 제3자 대항력 등을 부여해 투자자 재산권을 보호한다. 또한 전자 등록 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KSD·사장 이명호닫기이명호기사 모아보기)이 증권의 외형적 요건을 갖췄는지 심사한다. 양도될 수 있는 권리인지, 권리자 간 권리 내용이 같은지, 법령에 위반되는 발행인지 등 권리를 표준화해 발행하는 증권 형식 충족 여부를 살피는 것이다.

발행 총량 관리도 예탁결제원에서 실시한다. 투자자에게 배정된 증권의 총수량과 발행량을 비교해 오차가 발생할 경우, 정정토록 하거나 전자증권법상 절차에 따라 초과분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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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증권(ST·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도식화./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일정 요건 갖춘 발행인, 증권사 통하지 않고 토큰 증권 발행 가능”


금융당국은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직접 발행한 증권 권리 내용과 권리자 등에 대한 정보를 분산원장에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즉,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이 돼 증권사 등을 통하지 않고 직접 토큰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기존의 전자 증권 발행사와 마찬가지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의 투자자 보호 장치가 적용된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요건은 법상 공부를 기재·관리하는 자에게 필요한 신뢰성·전문성·안전성 등을 고려해 정할 계획이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 발행인의 토큰 증권 발행이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전자 증권과 동일하게 증권사 등을 통해 발행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10월에 발표한 ‘사모 및 소액공모 제도 개편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해당 개편방안 주요 내용은 ▲청약자가 모두 전문투자자인 경우, 사모로 인정(전문투자자 사모) ▲현행 소액공모(Tier1) 한도를 ‘10억원 → 30억원’ 상향 ▲현행 소액공모보다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화한 100억원 한도 소액공모 Tier2 신설 등이다. 이로써 다양한 권리를 토큰 증권으로 발행할 때도 소액공모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장외거래중개업 신설…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의 다자간 거래 매매체결 가능”


비정형적 증권의 유통제도도 정비한다. 발행된 토큰 증권들이 투자자 보호장치가 갖춰진 안전한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도록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의 소규모 장외 유통 플랫폼을 제도화하기로 했다.

투자계약증권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 간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 결과에 따라 손익을 귀속 받는 계약상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 그동안 자본시장법 제도상 개념적으로만 존재했었다. 수익증권은 고객이 맡긴 재산을 투자 운용해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수익권)를 표시하는 증서를 의미한다.

우선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의 다자간 거래 매매체결이 가능한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를 신설한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는 토큰 증권을 대규모 거래할 수 있는 상장시장인 ‘디지털 증권 시장’을 시범적으로 개설한다.

장외거래중개업자는 자사 고객 간 거래를 다자간 상대매매(매수·매도 호가 일치 시 매매체결) 방식으로 중개할 수 있다. 당국은 일정 규모 이상 자기자본과 물적·인적·대주주·임원 요건을 정할 예정이다. 또한, 거래 종목 진입·퇴출, 투자자 정보제공, 불량회원 제재, 이상 거래 적출 등에 대한 업무 기준도 마련해 심사받도록 할 방침이다. 토큰 증권 특성을 고려해 보안 요건이 추가 요구될 수도 있다.

이해 상충을 막고자 발행과 유통(시장 운영) 분리 원칙을 적용한다. 즉, 발행·인수·주선한 증권은 유통할 수 없고, 자기계약도 금지된다.

공시의 경우, 예외도 있다. 발행 시 증권 신고서나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한 투자계약증권·수익증권을 장외거래중개업자 중개를 통해 거래하는 경우, 매출 공시 예외가 인정된다. 50인 이상 투자자에게 기존에 발행된 증권의 매도 청약을 하거나 매수 청약을 권유할 때마다 증권 신고서 등을 제출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금융위는 공시 예외가 적용되는 소규모 유통시장이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에 대해서는 투자 한도를 제한해 보호하기로 했다. 도산절연, 비정형성 측면에서 투자위험이 큰 투자계약증권 한도를 더 낮게 정하려 한다.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 상장시장은 다른 증권과 같이 자본시장법상 거래소로 허가받은 자가 운영할 수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요건과 중요정보 공시 등을 적용하되, 시장 특성을 감안해 기존 시장보다 완화한 수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수영 자본시장과 과장은 “상장시장은 다수 투자자가 참여하고, 거래 규모가 큰 시장”이라며 “분산원장 처리 속도에 한계가 있으므로, 상장 시에는 기존 전자 증권으로 전환하고 현행 매매 청산 결제 인프라(Infrastructure·사회적 생산 기반)를 동일하게 활용할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익증권은 해당 권리를 제3의 신탁 회사에 맡겨 관리해 어느 정도 투자자 보호가 되지만, 투자계약증권의 경우엔 해당 회사가 망하면 조각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 권리가 모두 소멸하게 된다”며 “투자계약증권에 대해선 유통규제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 강조했다.

해외 주요국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토큰 발행과 유통 체계를 정비한 상태다. 싱가포르는 토큰 증권을 증권선물법상 증권이라 보고 증권사 라이선스(License·자격)를 취득한 회사에 관련 업무를 허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브로커리지(Brokerage·위탁매매) 라이선스 취득 회사만 해당 업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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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적 증권에 관한 유통제도 정비방안 도식화./자료=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

“조각 투자도 토큰 증권 형태로 손쉽게 발행·유통 가능해져”


당국은 자본시장 제도의 투자자 보호 장치 내에서 토큰 증권 발행과 유통이 허용됨에 따라 조각 투자와 같이 기존에 전자 증권으로 발행이 어려웠던 다양한 권리가 토큰 증권 형태로 손쉽게 발행·유통되리라 보고 있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미술품이 현재는 100만원에 그림이 사고 팔리지만, 앞으로는 1원짜리 토큰 증권 100만주를 발행해 1원 단위로 사고파는 게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토큰 증권은 탈중앙화가 특징인 분산원장을 기반으로 해 금융기관이 아닌 발행인도 직접 증권을 전자 등록·관리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 아울러 스마트 계약 등의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권리를 편리하게 증권화해 발행·유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상장 주식시장 중심인 증권 유통제도가 확대돼 투자계약증권이나 비금전 신탁 수익증권 등 비정형적 증권에 적합한 다양한 소규모 장외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던 장외시장이 형성됨에 따라 다양한 증권이 그 성격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유통되고 다변화된 증권 거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토큰 증권 발행·유통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는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수영 금융위 자본시장국 자본시장과 과장은 “자본시장 역사는 투자자 보호 장치 발전의 역사라 할 수 있다”며 “토큰 증권 투자자도 기존 증권과 같이 보호해 토큰 증권 시장이 투자자 보호 공백 없이 책임 있는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번 ‘토큰 증권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의 후속 법령 개정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중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려 한다. 아울러 법 개정 전이라도 혁신성이 인정되는 경우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투자계약증권의 유통과 수익증권의 발행·유통 방안을 시험할 예정이다. 단, 전자증권법 개정 전엔 기존 전자 증권과 토큰의 1:1 매칭 등 전자증권화가 필요하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연말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과 에이판다파트너스(대표 최현욱)가 제안한 ‘블록체인(Blockchain·공공 거래 장부) 기반 금전 채권 신탁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하면서 규제 샌드박스 특혜를 부여하기도 했다. 뮤직카우와 카사코리아(대표 예창완) 등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조각 투자를 부분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수영 과장은 “각종 인가 등 세부 요건은 향후 하위법령 개정 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확정할 것”이라며 “정부는 디지털 자산 제도 마련을 위한 국회 입법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규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토큰 증권 시장은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원장 신진영)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 세계에 발행된 증권형 토큰 시가총액은 약 179억달러(23조원)다. 아직은 시장 규모가 가상 자산 등에 비해 작지만, 해외 증권형 토큰 전문 분석기관 ‘IX Swap’이 2021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토큰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은 59%로 언제 업황이 뒤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토큰 증권 시장을 ‘미래 먹거리’라 보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신한투자증권(대표 김상태)는 최근 STO 관련 민간 협의체인 ‘STO 얼라이언스(Alliance·협의체)’를 출범시키겠단 뜻을 밝혔다. 토큰 증권 발행과 거래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행보다.

신한투자증권 측에 따르면, 협의체에 참여하는 기업은 토큰 증권 발행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체계적으로 자금을 모집할 수 있게 된다. 유통 관련 설루션(Solution·해결책)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종합 부동산 금융 회사로 뻗어가려는 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도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 인수를 추진 중이며,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는 지난해 11월 토큰 증권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임시 조직(TF·Task Force)을 구성했다. 현재 플랫폼에 필요한 핵심 기능 개발과 주요 기능 테스트는 거의 마무리한 단계이며,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지갑 서비스’릉 준비 중이다.

키움증권(대표 황현순) 역시 지난달 리서치 센터에 디지털 자산 리서치 팀을 신설하고 관련 보고서 발간을 시작하는 등 신사업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 ‘영웅문S’에서 토큰 증권 거래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앞서 펀블(Funble·대표 조찬식)·카사코리아·뮤직카우·페어스퀘어랩(대표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홍) 등 조각 투자 업체 9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해놓기도 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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