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아이원스(현재 한솔아이원스)를 인수한 한솔테크닉스 실적이 급등하며 그룹 출범 이후 단행한 최대 투자가 마침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솔테크닉스 측은 실적 급등과 관련해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힘썼다”며 “올해 상반기는 지난 1월 계열사로 편입된 아이원스 인수 효과와 태양광 사업 매출 물량 증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한솔테크닉스 매출은 한솔아이원스 편입에 따른 반도체 부문 추가로 8000억 원대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4906억 원의 54%에 달하는 규모다.
한솔테크닉스 영업이익률은 전자부품 실적 부진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난해와 달리 올 상반기 3%대로 개선됐다. 전자부품 사업은 올해 들어서도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1월 편입된 한솔아이원스 높은 수익성(23.4%)으로 전체적으로 반등했다.
한솔테크닉스는 아이원스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 전자부품 부문은 삼성전자와의 사업연계를 바탕으로 생활가전용 파워보드와 휴대폰 조립 등을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LCD패널 매입가 상승, 물류비 증가 또한 실적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정진원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한솔테크닉스 전자부품 사업은 파워모듈과 LCM 부문이 아직 부진하지만 올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 1월 자회사로 신규 편입한 아이원스가 2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한솔테크닉스 수익성을 보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이원스 편입에 따른 매출 확대 전망 등으로 한솔테크닉스 수익성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솔테크닉스의 이같은 실적 개선 전망은 조동길 회장의 과감한 결단에서 비롯된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1275억 원을 투자해 아이원스 경영권 지분 34.47%를 인수했다. 투자금액은 한솔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다.
조 회장의 아이원스 인수 결정은 제지·물류가 주력인 그룹 사업 영토를 반도체 전공정과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부품 등 첨단사업으로 넓히겠다는 의지에서 나왔다. 조 회장이 지난 2020년 “신사업 계획을 조기 확정하겠다”며 의지를 드러낸 이후 이뤄진 첫 M&A인 아이원스 인수는 6개월 만에 빛을 발하고 있다. 한솔아이원스는 올해 상반기 20%가 넘는 수익성을 보이면서 한솔테크닉스 실적 지지대 역할 수행하고 있다.
실적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한솔아이원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모바일·클라우드컴퓨팅·자율주행·AI(인공지능) 등 글로벌 반도체 수요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확대, OLED 등 디스플레이 반도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구동 IC 등 비메모리 부문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활용 분야도 확대되고 있고, 파워보드·LCM 등 전자부품을 영위하는 한솔테크닉스와의 사업 시너지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솔그룹의 또 다른 주력 계열사인 한솔제지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를 뚫고 선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솔제지 영업이익은 815억원으로 지난해 연 영업이익(607억 원)보다 200억원 더 많은 수치를 보였다. 영업이익률도 6.9%를 기록해 전년 말(3.3%)의 2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도 9.38을 나타내 고금리 시대 속 우수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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