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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 무단결근 전혀 파악 못해…금감원 “내부통제 기능 미흡 확신”

기사입력 : 2022-07-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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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이 26일 우리은행 횡령사태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금감원
[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횡령 직원이 대외기관 파견한다고 구두로 허위보고하고 1년간 무단결근했지만 우리은행에서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며 “우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확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사고와 관련해 지난 4월 28일부터 6월 30일까지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으로부터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에 의한 60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하였음을 보고받고 즉시 검사에 착수했으며 검사 결과 우리은행 직원 A씨가 지난 8년간 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원 A씨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외기관에 파견을 가야한다고 구두로 허위보고하고 무단결근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허위보고 후 1년 2개월간 외국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파견 근무와 관련하여 보관된 문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외기관에서도 A씨가 방문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수 부원장은 “A씨는 과거 해당 대외기관에 TF로 참여한 바 있어 구두 보고만으로 파견 근무를 허락받을 수 있었다”며 “검사 과정에서 드러나기 전까지 우리은행은 이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정식결재 없이 직인을 도용하거나 공·사문서를 위조하여 횡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의 대외 수·발신공문에 대한 내부공람과 전산등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고자의 대외 수·발신공문 은폐 또는 위조가 가능했으며 정식결재 없이 직인을 도용하여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수 부원장은 “A씨는 부서장 직인뿐만 아니라 은행장 직인도 사용했다”며 “다른 결재로 신청하여 허위 공문을 만들어 직인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문서관리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A씨가 8차례 횡령 중에서 4번은 결재를 받았으나 모두 전자결재가 아닌 수기결재문서였으며 전산등록도 하지 않아 결재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한 결재전 사전확인이나 사후점검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또한 출금전표와 대외발송공문의 내용이 결재문서 내용과 달랐지만 그대로 직인이 날인되면서 횡령사고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출자전환주식 출고신청자와 결재 OTP 관리자가 분리되지 않고 A씨가 동시에 담당하여 무단인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진호 금감원 일반은행검사국장은 “OTP는 금고에 있었고 팀장과 직원 A씨가 금고 열쇠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 두 열쇠를 한번에 꽂아야 금고를 열 수 있다”며 “횡령 직원은 팀장 열쇠를 훔쳐서 OTP를 꺼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확인된 사실관계 등을 기초로 엄밀한 법률검토를 거쳐 우리은행 직원과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준수 부원장은 제재 대상과 수위 등에 대해 “이번 사태 관련자 범위는 직원 A씨 직속 팀장, 부서장을 비롯해 임원, 행장까지 갈 수 있으나 법적 검토가 이뤄져야 관련자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와 함께 향후 은행권 등 금융권에서 이러한 거액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사고예방을 위한 금융감독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이 수차례 진행된 검사에도 횡령사태로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이준수 부원장은 “우리은행에 대해 수차례 검사를 진행했지만 검사에서 횡령 사고 사실을 적발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다만 금융회사 검사가 개별 금융사에 대한 개별 거래건을 확인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사전에 정해진 검사 범위에서 일반적으로 건전성 통제 시스템, 지배구조 등을 점검한다”며 “개별 건에 대해 하나씩 세부적으로 적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 검사에 따르면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직원 A씨가 우리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B사 출자전환주식과 우리은행이 채권단을 대표하여 관리하고 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계약금 등을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총 8회에 걸쳐 약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 2012년 출자전환주식 관리를 담당하던 중 한국예탁결제원 예탁관리시스템에서 B사 주식 출고를 요청한 후 팀장 공석시 OTP를 도용하여 무단결재하고 B사 주식 약 43만주를 인출하는 방법으로 23억5000만원을 횡령했다.

또한 대우일렉 지분 매각 진행과정에서 몰취한 계약금을 관리하던 A씨는 직인을 도용하여 출금하거나 관련 공·사문서를 위조하여 출금결재를 받는 방식으로 3차례에 걸쳐 약 614억5000만원도 횡령했다.

이어 대우일렉 인천공장 매각추진 과정에서 몰취한 계약금 73억원 중에서 각종 비용을 제외한 56억원과 각종 환급금을 합산한 총 57억7000만원을 C자산신탁에 출금요청 허위공문을 발송해 지급받았다.

지난 2016년 실제 매각한 자금 중 주요 채권자에 배분하고 남은 소액채권자 몫 등 1억6000만원을 동생 명의 회사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총 4차례에 걸쳐 약 59억3000만원을 횡령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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